[경상시론]불혹(不惑) 혹은 유혹(誘惑)
작성자 울산의사회 (211.♡.22.38)
전재기 울산광역시의사회 회장·의학박사

공자는 논어 위정편에서 인생 40을 불혹이라 했다. 세상일에 정신을 빼앗겨 갈팡질팡하거나 판단을 흐려서는 안 되는 나이라는 뜻이다.

흔들리거나 혹할 나이가 아니고 살아온 인생을 바탕으로 앞으로 살아갈 인생이 흔들림이 없어야 된다는 말일 것이다.

누구나 40세쯤 되면 지나온 세월을 한번은 뒤 돌아 보고, 앞으로 살아갈 마음의 다짐과 새로운 각오를 다지게 된다. 앞만 보고 달려온 지난 세월을 두고 어느 날 갑자기 인생에 대한 회의가 덮치는 경우가 있다.

'나는 무엇인가, 현실은, 그리고 내 인생의 미래는'이라는 생각에 잠기게 된다. 그리고 새로운 마음으로 열심히 살아 갈 것을 굳게 다짐을 한다.

그러나 힘든 인생은 흔들릴 수도 있는 것이다. 가정에서는 부부간의 이견과 갈등, 부모 자식 간의 세대차이, 대화 단절 등으로 힘이 들고, 직장에서는 후배들의 도전, 힘든 업무와 명예퇴직 등, 그리고 예측할 수 없는 불안감으로 많은 스트레스를 받는 것이 오늘날의 40대 남성인 것이다.

40대는 육체적으로 노화가 어느 정도 진행돼 있는 시기이며, 정신적으로는 자식걱정, 부모걱정, 회사걱정 등으로 가장 많은 스트레스를 받는 시기이다. 행복 지수 또한 최하위이다.

불혹의 나이 40대, 흔들리지 말아야 할 나이 40대지만 정신의학자와 심리학자들은 가정 문제, 직장 문제, 사회적인 문제 등으로 오히려 더 많은 심리적 위기를 경험한다고 한다. 외적으로는 하등의 문제가 없어 보이지만, 내적으로는 숨겨진 분노 같은 유치한 감정을 지니고 있는 시기라고 못 박고, 바람직한 생활 뒤에 숨어 있는 유치한 욕심과 야망 같은 것으로 인해 40대 남성들은 갈등에 빠지고, 간혹 심한 고독에 휩싸이기도 한다.

그리고 사회적으로는 어느 정도 성공했거나 성공을 위해 노력을 하고 있는 단계이다. 스위스의 정신과 의사이며 유명한 분석 심리학자인 칼 구스타브 융은 그의 책에서 40대는 인생에 있어서 의식과 행동을 탈바꿈하는 결정적 전환기라고 하였다. 그는 사회적 성공을 위해 더 이상 올라 갈 곳이 없는 40대 중년 남성들이 인생의 정점에서 느끼는 정체성의 위기를 '상승정지증후군'이라고 하였다. 40대에 나타나는 이러한 심리적 갈등과 정서적 혼란은 지극히 당연하고, 오히려 정상적인 과정이라고 하였다.

또한 이 시기에는 정서적 혼란과 함께 한물간 느낌과 무기력한 느낌, 그리고 초조한 마음 등으로 방황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외도가 많이 발생되는 시기이기도 한데 그것은 성욕을 해결하기 위한 것이라기보다 자신의 말을 진지하게 들어줄 사람을 찾아 나서는 것이다.

즉 누군가, 특히 젊은 여성이 자신을 인정해 주고 남성다움을 확인해주면 이전에 느끼지 못한 새로운 감정과 자신감이 생겨 생활에 활력이 생기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사실은 40대가 불혹의 시기가 아닌 유혹의 시기라고 규정될 수 도 있는 것이다.

미국의 사회학자 윌리엄 새들러 교수는 그의 저서 'The Third Age' 에서 40대를 인생의 2차 성장을 통해 업그레이드된 자기실현을 추구하는 시기라고 표현하고 있다.

가정과 직장 때문에 정작 자기 자신을 돌볼 수 없었던 것을, 이제 40세 이후에는 자신을 배려하고 자신을 위하여 인생 후반을 설계해야 된다는 말이다. 즉 직장을 그만 두었을 때 닥쳐올 어려움에 대비해 미리 대책을 세워 두어야 하고, 건강을 유지해야 하고, 여가 활동을 즐길 줄 알아야 한다.

또한 친구들이나 다른 사람들과의 유대관계를 돈독히 해야 하고, 화목한 가정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인생의 2차 성장 시기에 멋진 성장을 이루어 낼 수 있도록 노력하는 길만이 이 시대의 '유혹의 40대'를 '불혹의 40대'로 바꾸어 줄 수 있지 않을까.

[2006.10.23 23:09]

전재기 울산광역시의사회 회장 의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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