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시론]걷고 싶은 길이 필요하다
작성자 울산의사회 (124.♡.151.124)
황두환 울산포럼대표·의학박사

-시민들도 함께 길 관리해야-

차를 타지 않고 걸어 다니면 건강증진 뿐만 아니라 고유가 시대에 유류비용과 차량 유지비도 절감되며 복잡한 도시 공간을 넓힐 수도 있다. 걷기가 건강에 좋다는 이야기는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일주일에 5번 하루 30분씩 걸으면 심장질환, 당뇨병, 골다공증 등 만성질환의 발병률을 낮추고 관절염, 고혈압, 심지어는 우울증까지 치료해 줄 뿐만 아니라 암 예방과 치료에도 상당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내용이었다. 따로 시간을 내어 운동을 하지 않아도 하루 30분 이상 걷기만으로도 우리 몸에 활력이 생기고 몸이 유연해지며 특히 운동부족과 영양과다로 발생되는 비만을 방지 할 수 있다. 출퇴근 길에 30분 정도 시간을 내어 걸어 보면 생기가 돌아 하루 일과가 피곤하지 않고 작업능률이 오를 것이다.

그러나 도회지에 살면서 건강을 위한답시고 출퇴근길 걸어다니다가는 오히려 큰 낭패를 볼 수 있다. 공해에 노출되어 건강을 해칠 수도 있을 뿐아니라 자칫 교통사고를 당하거나 유발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길이 불편하고 차가 많이 다녀서 위험하고 주위환경이 깨끗하지 못하고 소음과 분진이 많다면 누가 힘들여 걸으려고 하겠는가. 마음 놓고 걸어다닐 수 있는 길을 만드는 일은 사실상 자치단체가 시민복지를 위해 가장 먼저 해야하는 일인지도 모른다.

자동차 수가 많아지면서 차도는 해가 갈수록 넓어지고 새 도로도 많이 생기지만 사람이 걸어 다닐 수 있는 인도는 자꾸만 좁아지거나 없어지고 있다. 그나마 있는 길조차 주 정차하는 차에 거의 다 빼앗기고 있다. 걸어 다녀 보면 길이 엉망이라는 것을 당장 알게 된다. 획일적으로 깔아놓은 딱딱한 시멘트 보도 블록, 울퉁불퉁한 바닥이 걷기를 피곤하게 하는가 하면 무단 점거한 상점 물건, 대형광고물 등이 통행을 방해하기도 한다.

우선 길부터 편하고 안전하고 아름답게 고쳐져야 한다. 차도에 드는 비용의 적은 부분이라도 인도에 과감하게 투자해야 한다. 인도가 개선되면 걷는 사람이 많아질 것이고 차를 이용하는 일도 당연히 줄어들 것이다.

길은 단순히 걷는 통로로서의 역할만 하는 것이 아니라 걸어 다니면서 이웃과 서로 인사도 나누고, 친구와 대화도 하고, 걸으면서 운동도 하고, 하루 일을 생각하는 삶의 귀중한 장소이며 갇혀 있는 어린이들이 마음 놓고 뛰며 놀 수 있는 공간이기도 한 곳이다.

그러므로 길은 구청이나 시청의 담당 공무원들에게만 관리를 미루어서는 안된다. 가장 가까운 삶의 공간인 만큼 시민 스스로가 길을 다듬고 관리해야 한다.

우선 사는 집 주위 길을 지역 주민들이 깨끗하고 아름답게 가꾸어야 한다. 아름다운 길 콘테스트도 해서 길을 문화와 전통 있는 자랑거리로 만들어야 한다. 길 주위에 나무도 심고 미니 공원도 만들어 놓아 시민 모두의 공동 놀이터로 만들어가야 된다고 생각한다.

아름다운 길이 있으면 걸어다니는 사람은 자연히 늘어날 것이다. 걷는 것이 하루의 일과가 된다면 보다 건강하게 되어 보건의료비가 절감될 것이다. 일의 능률이 올라 생산성도 향상될 것이며 학생들은 학업성적이 오를 것이다. 국민 모두 의무 교육을 받고 예방접종을 받듯이 걸을 수 있는 사람이면 모두 의무적으로 하루에 2 km 이상은 걷게 하는 법을 만들어 봄직도 하다. 다소 엉뚱한 생각이긴 하지만 걸을 수 있는 사람인데도 걷지 않고 자동차만 탄다면 의료보험료를 더 많이 부과하면 어떨까? 담배 태우는 사람들에게 담배 값에 벌금을 부과하듯이.

언젠가 신문에 "울산은 세계적인 자동차 생산지로서 유명하지만 길이 아름다운 도시이며 시민 모두 걸어서 출퇴근하는 도시로도 유명하다" 는 글이 실리기를 기대해본다.


황두환 울산포럼대표·의학박사
(※ 본 자료는 경상일보 2006. 7. 28(금)일자 "경상시론"란에 게재 된 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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