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전국 최초, 울산의사들의 노블리스 오블리제
▲ 최우영 울산시 의약관리담당
초기 로마 사회에서는 고위층의 공공봉사와 기부·헌납 등의 전통이 강하였고, 이러한 행위는 의무인 동시에 명예로 인식되면서 자발적이고 경쟁적으로 이루어졌다고 한다. 특히 귀족 등 고위층이 전쟁에 참여하는 전통은 더욱 확고하였으며, 로마 건국 이후 500년 동안 원로원에서 귀족이 차지하는 비중이 15분의1로 급격히 줄어든 것도 계속되는 전투 속에서 귀족들이 많이 희생되었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귀족층의 솔선수범과 희생에 힘입어 로마는 고대 세계의 맹주로 자리할 수 있었으며, 근대와 현대에 이르러서도 도덕의식은 계층간 대립을 해결할 수 있는 최고의 수단으로 여겨진다. 실제로 6·25전쟁 때에도 미군 장성의 아들이 142명이나 참전해 35명이 목숨을 잃거나 부상을 입었고, 당시 대통령 아이젠하워의 아들도 육군 소령으로 참전하였으며, 중국의 지도자 마오쩌둥은 6·25전쟁에 참여한 아들의 전사 소식을 듣고 시신 수습을 포기하도록 지시했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사회적 갈등이 깊어져 가고 있는 이즈음, 울산시의사회의 의료봉사단이 노블리스 오블리제를 실천하기 위해 발 벗고 나서 의약관리 담당 사무관 입장에서 기쁨을 감출 수가 없다.
지난 5월16일 울산시의사회 의료봉사단은 진료실 밖에서 진료할 수 없는 현실(법규)과 진료 시간에 얽매여 마음만 가질 뿐, 행동으로 옮기지 못해 아쉬워 해오다가 울산적십자사와 함께 손을 맞잡고 의료적십자봉사회를 결성, 운영하기로 했다. 의료적십자봉사회는 의사회와 적십자 봉사단체가 협조체제를 구축하여 소외계층의 환자를 적극 발굴하고, 병원까지 올 수 없는 거동이 불편한 환자들을 봉사단체가 병원까지 이송하여 전문의에게 무료 진료를 받게 한다음 집까지 모셔다주는 체제로 운영한다.
우선 첫 단계로 각 구·군에서 90개의 봉사단이 조직되어 활동을 하고 있는 울산적십자사 봉사단과 자원봉사를 희망하는 180여명의 의사회원들이 손잡고, 자원봉사를 통해 발견된 고가 검사 및 수술과 같은 치료부분도 지역 병원 및 대형 병원과 연계하여 적절한 치료가 가능하도록 시스템을 준비했다고 한다.
아울러 지역 의료소외계층 외에 교육청과 탈북자 단체와 연계하여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들과 운동선수, 건강상태가 열악하고 경제적 곤란을 겪고 있는 새터민 등 대상자를 점차 확대할 예정에 있다.
한편 기존의 개별적 주말 활용형태의 의료봉사팀의 활성화와 사회 봉사단체와 연계한 시민 봉사는 물론 해외 의료취약지 봉사활동까지 확대할 계획으로 있어 사뭇 기대가 커지고 있다. 울산시에서도 이러한 의료봉사활동이 지속적이고 완성도가 높은 봉사회로 거듭날 수 있도록 행정적 지원과 다각도의 협조 방법을 강구하고 있으며, 이웃사랑 실천 분위기가 노블리스 오블리제로 승화되어, 전국 최초로 시작하는 의료봉사가 전국적으로 확대되어 전 국민이 건강한 날이 하루 속히 오기를 기원한다.
2012년 06월 03일 (일) 20:5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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