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신문]기업형 단체접종 '악몽' 올해도 재현되나...대책 부심 | |||||
---|---|---|---|---|---|
작성자 | 울산의사회 (61.♡.101.155) | 작성일 | 13-07-10 16:57 | ||
기업형 단체접종 '악몽' 올해도 재현되나...대책 부심
울산 개원가, 1만2000원 저가접종 소식에 '초비상'
독감백신접종 시즌을 앞두고, 벌써부터 대규모 단체접종 움직임이 목격되고 있다. 아파트와 경로원 등을 중심으로 이뤄졌던 야외 접종, 접종희망자들을 의료기관으로 실어나르는 버스형 접종에 이어 이른바 기업형 단체접종까지 등장하면서 개원가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기업형 단체접종이란 건강관리서비스업체·의료대행서비스업체가 대기업 및 지역 의료기관과 각각 계약을 맺은 뒤, 대기업 계열사 직원 및 가족들의 접종을 특정 의료기관에 밀어주는 방식. 규모가 크다보니 어김없이 가격덤핑도 따라붙는데, 그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지역 의료계에 시장가격 왜곡·가격덤핑 악순환이라는 부메랑으로 돌아오고 있다. 울산, 지난해 기업형 단체접종 공세로 '초토화' 기업형 단체접종으로 인해 지난해 가장 큰 피해를 입었던 지역은 산업도시인 울산이다. 울산의 경우 거주자의 상당수가 지역 내 H기업 소속 직원과 그 가족인데, 지난해 H기업이 직원 복리후생차원에서 건강관리서비스업체인 A업체와 서비스 계약을 맺으면서 기업형 단체접종 문제가 불거지기 시작했다. A업체가 단체접종시즌을 앞두고 지역 의료기관 몇 곳과 계약을 맺은 뒤, 홈페이지를 통해 안내하는 방법으로 H기업 직원 가족들을 해당 의료기관으로 밀어 준 것. 접종비용은 전액 회사가 부담토록 했는데, A업체는 의료기관들과 시중보다 30% 이상 싼 가격에 단가계약을 맺는 방법으로 사측의 지출을 줄였다. 단가를 줄이더라도 '박리다매'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료기관들에 충분한 유인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계산이었다. 실제 지난해 이뤄진 A업체의 단체접종 사업에는 울산지역 의료기관 11곳이 참여했다. 특정 의료기관으로 접종자들이 쏠리다보니 지역 개원가는 그야말로 개점휴업 상태로 몰렸다. 울산에서 소아청소년과 의원을 운영하고 있는 한 개원의는 "A업체의 단체접종 실시 이후, 독감백신을 맞겠다고 찾아오는 환자들의 발길이 뚝 끊겼었다"면서 "지난해 H기업 직원들이 몰려있는 동구와 북구의 개원가 접종률은 평년의 20~30%, 기타 지역의 경우에도 50% 수준에 그칠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었다"고 전했다. A업체 저가형 단체접종 올해도..."가격은 더 낮춰!" 문제는 A업체가 올해도 동일한 단체접종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는 데 있다. 가격 추가할인 요구도 덧붙었다. 지역 개원가에 따르면 A업체는 최근 지역병원 몇 곳에 연락을 취해, 1만 2000원의 접종비를 받는 조건으로 2013년 단체접종 사업 참여를 제안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는 지역 개원가 평균 접종가격(성인 3만원·소아 2만5000원)의 절반에도 못 미치며, 지난해 A업체가 지불했던 접종가(2만원)보다도 40% 가량 더 낮아진 금액이다. 울산시의사회 관계자는 "1만 2000원이면 기본 진찰료도 안되는 값"이라면서 "지난해 (일부 기관이 사업에 참여하면서) 휘둘린 결과로 접종의 결정권과 주도권·가격 결정권 등을 건강관리서비스업체에 빼앗긴 꼴이 됐다. 업체가 의사에게 가격 덤핑을 요구하고, 또 거기에 흔들리는 의사들이 있다는 것이 서글픈 현실"이라고 털어놨다. 지역의 또 다른 개원의는 "직원복지차원에서 무료접종을 실시한다는 취지이므로 사업자체를 비난할 생각은 없으나, 이를 빌미로 의사들의 희생을 강요해서는 안 된다"면서 "의료질서를 왜곡시키는 시도는 즉각 중단돼야 한다"고 했다. 그는 "사업의 긍정적인 취지를 살리기 위해서는 직원 가족들에게 일종의 바우처를 지급하는 형태로 변경, 기존 가격을 인정하고 울산지역 모든 병원들이 동등하게 참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의협·지역의사회 대책 마련 부심..."같이 살자" 이와 관련해 지역의사회와 대한의사협회가 적극적으로 대책을 찾고 있는데, 상황이 쉽지 않다. 의협은 울산시사회와 공조해, 지난해 의료대행업체가 특정 병원을 지정해 환자를 의료기관에 소개·알선한 행위가 '불공정거래행위의 금지' 조항에 위반되지 않는지 여부를 공정위에 물었으나 공정위는 "사업자가 고용인의 후생복지를 지원하는 차원이므로 공정거래법 위반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답변했다. 아울러 "의료대행서비스업체가 의료기관의 신뢰도와 비용할인·비용지원에 따른 행정절차의 편의성을 고려해 자신에게 가장 유리한 거래처를 선정하는 것 또한 계약자유의 원칙상 사업자에게 당연히 보장되는 권리"라며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다. 울산시의사회는 '동료애'에 호소하는 자구책을 내기도 했다. 시의사회는 최근 회원들에 공문을 보내 의료시장 왜곡을 초래하는 단체접종 참여를 지양해 줄 것을 요청했다. 시 의사회 관계자는 "사건의 흐름에서 보듯, 과거의 실수로 인한 피해가 고스란히 동료와 나에게 부메랑으로 돌아오고 있다"면서 "눈 앞의 수익에 현혹돼 우리 스스로의 힘을 약화시키는 일에 나서서는 안된다. 의사로서 원칙을 지키는데 회원들이 적극적으로 동참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2013.06.28 05:59:09 (고신정 기자) |
|||||
|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