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시론]낙엽을 분리수거하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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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울산의사회 (211.♡.21.15) | 작성일 | 06-12-04 17:21 | ||
황두환 의학박사 울산생명의숲공동대표 노랗게 물든 은행잎이 비 바람에 떨어지고 있다. 길은 어느새 노란색으로 변해버린다. 낙엽을 밟으며 걷다 보면 세월의 흐름과 계절의 변화 따라 인생의 무상함을 새삼 느낀다. 낙엽은 참 곱기도 하다. 너무도 아름다워 그대로 쌓여있으면 좋으련만 바람이 그대로 둘 것인가? 사람들과 차에 밟히고 찢겨지기 전에 환경미화원들은 말끔히 쓸어 모아 쓰레기 봉투를 가득 채워 청소차에 실어 쓰레기 매립장으로 보낼 것 이다. 숲 속의 낙엽은 썩어서 다시 거름이 되고 수분 증발도 막아 나무가 자라는 데 꼭 필요한 밑거름이 된다. 그러나 가로수에서 떨어진 낙엽은 쓰레기가 되어 매립장으로 가서 잡동사니 쓰레기와 함께 태워 지거나 땅에 묻힐 것이다. 현재 울산광역시 전역에 약 12만 그루의 가로수가 심어져 있다고 한다. 평균적으로 한 그루에 100ℓ짜리 자루로 2자루씩만 나온다고 해도 그 양은 엄청나게 많을 것이다. 270여 개에 달하는 어린이공원이나 근린공원, 대공원, 문화공원 등 도심내의 공원에서 나오는 낙엽들의 양은 추정하기 조차 힘들어진다. 이뿐인가? 가정집 정원에서 나오는 낙엽이나 마른 풀들은 고스란히 종량제 봉투에 담겨 쓰레기매립장으로 향하게 된다. 학교나 관공서에 나오는 낙엽들은 또 얼마나 되겠는가? 현재 공원이나 가로수로 심어진 나무들의 생육상태가 좋지는 않다. 거름이 부족해서 그러할 것이다. 그 나무에서 떨어진 낙엽들은 그 나무에게 다시 돌아갈 수 있도록 퇴비화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어릴 때 퇴비증산운동이라고 해서 풀을 베어 모았던 기억이 있다. 농사를 지었던 집집마다 마당 한켠에 풀더미가 쌓여 있었다. 풀더미는 시간이 지나면서 농사에 필요한 퇴비가 되어 실려 나갔다. 태화강이나 여천천, 명정천, 무거천 등 울산관내를 흐르는 크고 작은 하천 변에서 매년 풀 베기 작업을 하고 있다. 이 풀들도 쓰레기 매립장이나 소각장으로 가져가서 태워 없앨 것이 아니라 퇴비화해서 다시 가로수나 공원, 학교나 관공서에 심어진 나무에게로 가는 것이 좋을 것 같다. 환경부에 문의해보니 '낙엽은 폐기물이 아니다'라고 했다. 그럼에도 전국적으로 낙엽 분리수거 제도를 시행하는 것이 어떻겠냐는 질문에는 지방자치단체가 알아서 할 일이라고 한다. 따라서 생태도시를 만들고 있는 울산이 전국에서 처음으로 영국이나 유럽처럼 낙엽만을 따로 분리하고 수거해서 자원화를 시행했으면 한다. 필요하면 조례를 만들어서라도 자원화를 위한 시설을 선구적으로 설치했으면 한다. 장소 마련이 어려우면 쓰레기매립이 끝난 곳이나 사용하고 있는 쓰레기 매립장을 활용해도 좋을 것이다. 이렇게 되면 매년 쓰레기 발생량도 많이 줄어들 것이고 나무에 거름도 생기게 될 것이다. 무엇보다 가로수나 공원의 나무들이 양분을 많이 섭취하여 튼튼하게 자라 도시 환경이 더 나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건강한 나무는 공기정화, 산소배출 능력이 훨씬 뛰어날 것이기 때문이다. 분리수거나 자원화를 위해 덧붙여서 제안을 하자면 낙엽뿐 아니라 가로수 가지치기를 하거나 고사하는 나무들에 대해서도 폐기물로 돈 들여서 소각하거나 매립할 것이 아니라 톱밥이나 칩을 만들어서 농가의 축사나 땔감으로 활용되거나 화단에서 거름이 되도록 분리수거 품목에 넣었으면 한다. 지금 내 발 밑에서 굴러다니는 낙엽을 보면서 가로수들이 건강하게 살아 있어 이 세상을 푸르게 하기 위해서는 낙엽을 쓰레기 매립장으로 보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찬 바람과 함께 머릿속에 맴돈다. 황두환 의학박사 울산생명의숲공동대표 [2006.11.28 22:5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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