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식과 폭식-섭식장애
작성자 울산의사회 (121.♡.247.39)
거식과 폭식-섭식장애

                                                                                                            마인드닥터의원 한치호 원장


Q1. 섭식장애의 종류인 거식증과 폭식증이 어떤 것인지 말씀해주시죠.
A1. 거식증은 말그대로 식사를 거부하며 굶는 것을 말하며 폭식증은 단시간에 엄청나게 먹는 증상을 뜻합니다. 거식증과 폭식증은 단순한 증상이 아니고 많은 정서적인 문제, 개인의 성격과 생물학적인 특성과 문화에 깊숙이 뿌리박힌 행동양상입니다. 거식증과 폭식증은 서로 깊숙이 연결되어 있으며 비슷한 심리문제가 원인이며 거식증의 60%에서 폭식증으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유병율이 1%인데요, 100명 중 한명이라면 흔한 편입니다. 인터넷 동영상들 중에 거식증이 있는 여성들을 보면 피골이 상접하여 당장 목숨이 위태로운 경우들도 있습니다. 음식을 먹으면 곧장 토해버리기 때문에 체중이 3,40kg밖에 안되며 영양실조로 입원치료가 필요한 경우도 흔합니다. 폭식증만 있는 경우는 체중은 거식증처럼 심한 저체중은 아니지만 하제나 구토제를 사용하여 토합니다. 몰래 숨어서 급히 엄청나게 먹고는 곧 그런 자신이 혐오스러워지면서 화장실에 뛰어가서 다 토해버리는 모습은 너무 안쓰럽습니다.

Q2. 다이어트를 심하게 하는 분들은 이렇게 될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어느 정도라면 진단할 수 있습니까?
A2. 거식, 폭식증 모두 10대에서 30대까지의 젊은 여성들이 90%를 차지합니다. 거식증의 경우, 정상적인 체중유지를 거부하고, 살이 찌는 것에 대한 극심한 공포가 있으며 자신의 몸에 대한 인식의 왜곡이 있고 4번째의 진단기준으로 3회간 연속하여 무월경을 보이면 진단합니다. 날씬해지고 싶은 강박적인 생각이 핵심적인 것이고 자신의 몸을 실제보다 뚱뚱하게 보는 왜곡된 인식이라는 점, 거식증이 이어지면 두뇌 호르몬의 불균형으로 월경이 끊어진다는 것이 특징입니다. 폭식증의 경우, 일정한 시간에 먹는 양이 보통 사람보다 확연히 많이 먹고, 먹는 것을 멈출 수가 없으며, 체중이 늘어나지 않도록 하기 위하여 토하고 설사유도, 약물남용, 굶고 과도한 운동같은 부적절한 보상행동을 반복합니다. 최소한 주2회씩 3개월 이상 보일 때 진단가능. 폭식은 우울, 불안, 스트레스, 긴장 등에 처할 때 충동적으로 일어나난다는 것이 특징입니다.

Q3. 이러한 거식증, 폭식증의 원인은 무엇인가요?
A3. 사회문화적 요인, 정신역동적 요인이 있습니다. 먼저, 사회문화적 요인을 살펴보면 날씬함을 부추기는 문화가 원인이죠. 19세기 서양에서 낭만주의 운동의 영향으로 새로운 미의 기준이 야위고 창백한 피부가 높게 평가받기 시작했을 때 당시 영국과 프랑스의 의학잡지에 처음으로 거식증이라는 용어가 나타났습니다. 지금의 우리나라도 미인의 기준이 슈퍼모델, 연예인이 되면서 조막만한 얼굴에 개미허리, 가느다란 다리가 되었지요. 그래서 젊은 여성들이 거울을 보고 한숨짓고 음식에 대한 기피, 살에 대한 혐오가 퍼지면서 성형수술, 다이어트약물의 범람과 함께 거식증도 갈수록 증가하고 있습니다. 정신역동적 요인은 섭식장애를 보이는 사람들의 공통적인 성격특징을 살펴보는 것이 의미가 있습니다. 거식증은 착하고 순종적인 소녀, 강박적이고 억제적이며 자율성이 떨어지고 의존적인 성격의 여성들이 많고 폭식증은 여기에 더해 충동적이고 예민하고 양보 잘하고 만성우울과 불안이 있습니다. 이렇게 위축되어 있던 소녀, 아가씨들이 성장해서 부모에 갑자기 반항하고 억제하던 감정을 터뜨리게 됩니다. 그런데, 적절하게 자기주장을 하는 독립적인 모습이 아니라 짜증내거나 부정적으로 우울한 모습입니다. 음식을 거부한다는 것은 무의식적으로 아직 부모에게 속해 있다고 착각하는 자신의 몸을 학대함으로서 부모에게서 분리되려는 미숙한 몸짓이라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폭식증은 허전하고 우울한 마음을 음식으로 채우려는 시도이며 공격적인 마음을 음식을 파괴하는 행위로서 해결하려는 상징적인 의미가 있습니다.

Q4. 거식증, 폭식증은 치료가 잘 안되고 되더라도 재발이 잘 된다고 하는데요. 어떻게 치료를 합니까?
A4. 음식을 거부하는 증상은 입원치료를 받더라도 기피증이 완치되기가 쉽지 않는데요. 폭식증 또한 피눈물나게 노력해도 어느 순간 무너져버리며 허겁지겁 폭식하기 쉽습니다. 이는 섭식장애란 것의 뿌리가 깊기 때문인데요, 성장하면서 부모와의 관계, 본능과 자아, 초자아의 문제, 현재의 대인관계패턴과도 직접적인 상관관계가 있기 때문입니다. 즉, 이런 문제들이 해결되지 않으면 완치가 어렵습니다. 그래서 처음에 단순한 먹는 문제가 아니라고 말씀드렸지요. 거식증은 자신을 드러내지 않고 극도로 절제하며 살찌는 것에 대한 공포가 얼마나 극심한지 모릅니다. 폭식증은 기분의 파도가 조금만 흔들려도 음식으로 속을 채웠다가 토해냅니다. 정서장애가 해결되어야 하고 정신분석적인 상담이 병행되어야 합니다. 인지행동치료와 약물치료, 가족치료, 최면치료 등 당사자에게 맞는 가능한 모든 방법이 동원되면 치료될 수 있습니다. 특히, 가족들의 도움이 꼭 필요합니다. 경청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 시간에는 야경증, 하지불안증후군 등의 ‘수면장애‘에 대해서 이야기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 본 자료는 2008. 10. 31(금) 17시 37분 CBS 기독교울산방송(100.3 MHZ)의 라디오 프로그램 울산투데이의 "울산광역시의사회와 함께하는 건강소식" 코너에서 방송 된 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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