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山.山그리고 삶]눈 가는 골 발 닿는 봉마다 명승 '삼남의 금강산'
작성자 이복근 (211.♡.26.24)
천황산 표충사~사자봉 회귀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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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새 군락에 금강·옥류동천 등 비경 지천
남서 사면 수놓는 단풍 금강산과 견줄 만
고찰 표충사 사명대사 등 고승 흔적 남아


'산은 천연의 대사원이다'란 말로 산을 요해(了解)한 어느 사상가의 말처럼, 산은 대자연의 처음이요 끝이자, 신성이 온전히 발현된 모습이며, 인간에게는 자기 존재의 의미를 성찰하게 하고 종내는 그것을 깨닫게 하는 신성한 대사원이다. 때문에 인간의 경계를 넘어선 존재인 신선들이 거하는 곳도 산이요, 깨달음을 얻고자 하는 자들이 수도처로 삼는 곳 또한 산이니, '산 밖에 사는 그 어떤 깨달은 이도 산에 사는 목자나 은거인의 경지를 따르지 못 한다'고 한 모양이다.

이번에 소개할 곳은 '삼남금강(三南金剛)'이라고도 불리는 천황산(사자봉)을 그 중심에 두고, 표충사를 들머리로 잡아 금강동천을 따라 천황산 사자봉에 오른 후 수미봉 아래 진불암, 옥류동천을 거쳐 표충사로 내려서는 원점회귀 코스.

#단풍과 억새가 어우러진 가을산행의 백미

흔히 가을산행지로 천황산과 재약산 일대를 꼽을 때 억새군락지는 앞에 세우지만 천황산과 재약산이 품은 금강동천과 옥류동천의 추경 또한 그에 견주어도 결코 덜하지 않다. 오히려 금강동천과 옥류동천의 비경을 맨 앞에 세워도 무방하리만치 빼어난 비경을 선사한다. 금강폭포와 층층폭포, 흑룡폭포 등 폭포와 소를 지닌 수려한 계곡을 여럿 끼고 있어 단풍 색이 곱고 기암과 어우러진 홍엽(紅葉)의 띠를 두른 만추(晩秋) 풍광은 천황산을 삼남(三南)의 금강(金剛)으로 부르게 된 연원을 절로 알게 할 만큼 수려한 곳이기도 하다.

천황산(1189m·주봉 사자봉)은 경상남도 밀양시 단장면과 산내면, 울산광역시 울주군 상북면의 경계를 이루고 있는 산으로, 인근 1천m 이상의 고봉준령들로 이루어진 영남알프스 산군에 속한다. 산세는 부드러운 편이나 정상부에 거대한 암벽을 갖추고 있고 동남쪽에 능선으로 이어진 재약산(1,119m, 주봉 수미봉)과 더불어 빼어난 산세와 풍광을 지녔다.

수미봉~사자봉~능동산~신불산~취서산으로 이어지는 능선은 사자고원이라고 부르는데, 억새가 군락을 이루고 있어 억새산행지로 그 명성이 자자하다. 그러나 최근에는 잡목들이 삐죽삐죽 솟아 광대한 억새군락의 모습을 많이 잃었고 오프로드族들이 무분별하게 휘저어 놓아 군데군데 훼손된 곳이 많아 그 명성이 조금씩 빛을 잃고 있어 안타깝다.

사자고개로 이어진 천황산과 재약산의 남서 사면은 금강동천과 옥류동천을 비롯한 많은 계곡들을 품었는데, 금강동천에는 무지개가 걸린다는 금강폭포가, 옥류동천에는 폭포 두 개가 연이어진 층층폭포, 용이 승천하는 모습의 흑룡폭포 등 폭포와 소를 지녀 사철 아름다운 경치를 자랑한다. 특히 가을철 남서 사면을 수놓은 칠색단풍의 화려한 자태는 금강산에 견주어도 손색없을 장관을 이루는데, 때문에 천황산은 삼남금강(三南金剛)이란 별칭을 얻었다.

천황산 남쪽 아래에는 대사찰 표충사(表忠寺, 국보제75호)를 비롯해 내원암, 서상암 등 사찰이 자리해 있고, 북쪽으로 한여름에도 얼음이 어는 얼음골(천연기념물 224호)을 품고 있으며 북쪽 사면에는 가마볼, 호박소 등 명소들 또한 품었다.

천황산을 오르는 여러 코스들 중에서도 이번에 소개한 코스는 사자봉에서 사자고개에 이르는 은빛 억새 군락과 금강동천과 옥류동천을 화려하게 수놓은 단풍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최적의 가을산행지로, 천연의 대사원 산이 발현하는 가장 화려한 모습을 감상할 수 있는 곳으로 적극 추천한다.



#산행정보

표충사주차장(20분)~금강폭포/한계암(90분)~사자봉(20분)~사자고개(5분)~진불암방향갈림길/조망대(25분)~진불암(37분)~고사리분교터(13분)~층층폭포(25분)~흑룡폭포(25분)~표충사주차장(약 4시간20분 소요). 천황산의 산명에 대해 이견이 분분하나 본 글에서는 밀양시와 국토지리정보원이 현재 정하고 있는 공식 산명을 따랐다.

#교통편

대중교통을 이용할 시 열차나 버스를 이용 밀양으로 이동 후 밀양에서 표충사 가는 버스(30분 간격, 40분 소요)를 이용하면 된다. 자가용을 이용할 경우 새로 뚫린 능동터널을 지나 도래재를 넘어 삼거삼거리에서 이정표를 따르면 되고, 대구부산 신고속도로를 탈 경우 밀양IC에서 내려 24번 국도를 타고 진행하다 이정표를 만나면 그를 따르면 된다. 표충사 매표소를 지나 표충사 절 앞에 주차장이 있으니 그곳에 주차한다. 주차료 소형 2천원, 입장료 3천원.

#주변볼거리

천황산 남쪽 기슭에 자리잡고 있는 표충사는 신라시대 원효대사가 삼국통일을 기원하고자 명산을 찾던 중 이곳 산정에 올라 남쪽 계곡에 서리는 오색상운(五色祥雲)을 보고 터를 잡아 산문을 열고 죽림사(竹林寺)라 하였다 전한다. 훗날 임진왜란 때 나라를 위해 승병을 지휘했던 사명대사의 충정을 기리기 위해 표충사라 명명하고 현재는 무안에 있던 사명과 청허, 기허대사의 진영(眞影)과 위패 이곳에 옮겨 유물관을 조성해 놓았다. 국보 제75호인 청동함은향완(靑銅含銀香)을 비롯하여 보물 제467호의 삼층석탑이 있으며, 석등(石燈)·표충서원(表忠書院)·대광전(大光殿) 등의 역사유적들과 천혜의 주변자연경관이 어우러져 표충사는 명실공히 영남알프스의 중심 역할을 하고 있다.

표충비는 밀양시 무안면 홍제사 경내에 위치한 사명당 송운대사를 기리기 위해 세운 비각으로, 나라에 큰 일이 있을 때마다 비신에서 땀이 흘렀다는 말이 있어 유명하다. 크기는 높이 2.7m, 폭 960m, 두께 54.5cm의 비각이다.

글·사진=월간등산 박찬곤 기자(www.mountain111.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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