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ek & Free]100년 빛바랜 세월 머금은 향긋한 감와인 익어가는 청도
작성자 이복근 (211.♡.19.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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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운 여름, 색다른 피서지를 찾아 청도 와인터널로 가보자. 와인터널을 들어서자마자 각종 와인이 눈길을 끈다.


100년된 경부선터널 2006년부터 와인 창고 활용
레귤러·스페셜·아이스와인 등 3종류 와인 생산
탄닌 성분 포도보다 20여배 많아 건강에도 좋아
인근 약수폭포·남산계곡 하루 나들이코스 제격



바깥에서 아무리 30~35℃로 연일 최고 기온을 경신한다는 말이 나와도 1년 365일 15℃를 유지하는 곳이 있다. 바로 경북 청도군 화양읍에 위치한 '와인터널'이다.

원래 이 곳은 기차가 통과하던 곳이다. 1904년에 지어졌다고 하니 그 역사가 벌써 100년을 훌쩍 넘었다. 1937년 평탄하고 직선노선인 터널(현 남성현 상행선 터널)이 개통되면서 운행이 중단됐다.

붉은 벽돌을 쌓아 만든 천정은 100여년의 빛바랜 세월을 고스란히 말해준다. 기차가 찾지 않자 아무도 이 곳을 거들떠 보지 않았다. 그러다 와인숙성고를 찾던 청도감와인(주)에 의해 2006년 2월 와인터널로 제2의 삶을 시작하게 됐다.

커다란 감와인병 모형과 입구에 달린 커다란 감 모형이 와인터널에 도착했음을 알려준다. 입구에 다가서면 설수록 한기가 느껴진다. 겁 없이 반팔로 들어가면 금세 시원함을 넘어 '춥다'는 생각이 든다. 미리미리 얇은 긴 옷을 준비해야 한다.

와인터널 안으로 발을 옮기면 주황빛이 감도는 조명때문인지 한기를 느낀 몸이 어느 정도 안정을 되찾는다. 그리고 양 옆 벽 쪽으로 눈을 돌리면 수많은 사람들이 먹고 간 병들이 쌓여있다. 철도청에서 임대해서 쓰는 곳이고 우리 역사를 고스란히 담고 있어 함부로 장식하지 못하기 때문에 빈 병으로 투박한 터널을 장식한 것이다.

또 이 곳에서 숙성되고 판매되는 와인과 감와인, 감의 효능 등에 대한 설명이 적힌 팻말도 붙여져 있다.

옷을 차려입은 직원이 와인 시음을 권한다. 조그만 잔 속에 담긴 감와인의 향을 맡은 후 한 번에 마셨다. 약간 떫은 감의 맛과 톡 쏘는 맛이 느껴진다. 이 곳에서 판매하는 와인은 모두 3종류다. 레귤러와 스페셜 그리고 아이스 와인이다. 아이스 와인만 홍시로 만들어졌다. 1년에 딱 1만병만 생산한다. 때문에 아이스 와인은 시음 대상에서 제외된다.



직원은 손님의 연령에 따라 레귤러와 스페셜 중 적당한 와인을 권한다. 레귤러는 보통 젊은 층이나 여성들이 좋아하고 중·장년층은 스페셜을 선호한다.

감와인 맛을 봤다면 터널 안 쪽으로 들어가보자. 총 길이 1015곒인 와인터널은 와인저장고 앞인 450곒까지만 공개된다. 와인터널 입구에는 판매대도 있고 100여명의 사람들이 앉아서 쉴 수 있는 좌석도 마련돼 있다.

이 부분을 지나고 나면 터널 안의 어둠을 밝혀주는 전등의 간격이 점점 넓어진다. 그리고 일년 내내 와인터널 위 산에서 물이 떨어진다. 입구 쪽에서는 아무렇지도 않던 물방울 떨어지는 소리가 여기서는 스산한 느낌으로 다가온다. 혼자서 어두컴컴한 와인터널을 걷고 있으면 괜히 지난날 봤던 공포영화 속 한 장면이 눈 앞에서 펼쳐질 것 같은 착각이 든다. 와인터널에서만 느낄 수 있는 또다른 시원함이다.



그렇게 한참을 걷다보면 철창앞에 다다른다. 더이상 들어갈 수는 없지만 숙성중인 와인은 자유롭게 볼 수 있다. 그런데 와인 숙성이라 하면 보통 오크라는 나무로 짜여진 통 속에 보관돼 있을 것 같은데 눈 앞에 펼쳐진 모습은 좀 다르다.

이에 대해 직원 이기철씨는 "포도와인을 오크통에서 숙성시키는 것은 탄닌 성분을 증가시키려는 이유에서다. 그런데 감은 포도보다 이 성분이 20배나 많기 때문에 오크통에서 보관할 필요가 없다"고 설명했다.

와인터널의 또 다른 매력은 와인 키핑 서비스이다. 단돈 2000원만 내면 일년 내내 최적의 와인을 맛 볼 수 있다. 또 각 와인과 어울리는 9가지의 치즈안주와 감말랭이, 반건시 등 특산품도 함께 판매되고 있다.

와인터널은 주로 단체 손님이 많이 찾는다. 단체손님을 위해 작은 공연을 펼칠 수 있는 무대와 악기를 갖추고 있다. 청도 관광코스에 와인터널이 포함돼 있어 주말에는 최고 1000여명이 다녀간다.

와인터널만 둘러보고 가기 아쉽다면 차로 20여분 정도 달려 약수폭포와 남산계곡에 들러 시원한 물에 발을 담궈봐도 좋다. 좀 더 시간을 내 운문사를 방문할 수도 있다.



청도 와인터널 가는 길

△울산(신복로터리)출발~대동분기점~고속도로(신대구부산)~청도 IC~경산방면~국도~송금교회서 좌회전.



△울산(신복로터리)출발~16번 고속도로 진입~서울산 IC~24번 국도 언양교차로에서 밀양·석남사 방면~69번 지방도 덕현삼거리에서 청도 방면~20번 국도 동곡네거리에서 좌회전~25번 국도 모강사거리에서 청도IC방면 우회전~경산방면~송금교회서 좌회전.


홍은행기자 redbank@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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