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스의 심판
작성자 이복근 (211.♡.20.175)
이것도 이른바 서양의 명화 같은 데 있을 법한 제목이다. 벌거벗은 아름다운 여신들이 몸을 뒤틀거나 혹은 새침한 표정으로 세 사람이 나란히 서 있다.

그것을 목동 행색의 젊은 남자(소년이라 해도 좋으리라), 아직은 순진스런 얼굴을 살짝 붉히면서 황홀한 듯 바라본다. 그의 손은 양을 쫓는 한 자루의 막대기와 피리를 쥐고 있다. 이것을 현대식으로 바꾸여 그린다면 서부의 키우보이, 꼭 끼는 가죽바지에 올무라도 들고 있겠지.

이 파리스, 즉 이 목동풍의 소년이야말로 트로이의 왕, 프리아모스의 아들로서, 그가 태여날 때 장차 국가에 큰 화를 불러들이리라고 하여 깊은 이다의 산중에 버리렸던 자였다.

그에게 젖을 먹여 기른 것은 암콤이라고도 한다. 그는 무사하게 자라 아름다운 소년이 되었다. 그리하여 지금 제우스 대신으로부터 세 여신 가운데서 누가 제일 아름다운가를 판정하는 대임을 분부 받은 것이었다. 파리스라 하면 미소년, 미청년의 대명사로 썼다. 난봉꾼, 여색 때문에 몸을 그르쳐 나라에 화를 끼친 전형적인 인물이 된 것은 전혀 그의 불운이었다.

미스 OO 대회라 하더라도, 만일 그녀들이 두려움 때문에 우대하는 두목이거나, 살인 청부업자인 형님들의 애인이었다면 적이 그 심판은 사양할 만한 것이었으리라. 하물며 세 여신은 제우스의 비(妃)로서 질투가 심한 헤라와, 창으로 투구를 꿰뚫고 무서운 고르곤을 붙인 방패를 가진 무용(武勇)의 여신 아테네와, 또 한 사람은 미와 사랑의 여신이지만 마찬가지로 가끔 살인을 하고 있는 아프로디테임에랴.

그래도 젊은 파리스는 색욕에 져서, 아프로디테를 미스(?) 올림피아라고 판정했다. 그리하여 여신으로부터 절세의 미녀 헬레네를 주선 받았으나, 이윽고 몸을 망치고 나라를 망쳤다. 삼가야 할 것은 색이다.

히멘



이것은 지금도 대개 의학적으로 처녀막이라는 뜻으로 사용하는 모양이나, 원래는 혼인의 신을 말하는 것이다. 남신인 이유는 무엇일까? 여떻든 이다. 말하자면 중매를 해 주는 신이기 때문에 남자라도 상관 없으리라.

혼례가도 히메나이온이라고 불리며, 노래 속에 오 휴멘, 휴메나이에(O Hymen, Hymenaie)라는 후렴이 있고, 그리이스의 여류 시인 사포나, 이를 본뜬 로마의 서정시인 카틀루스의 작품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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