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문화]무한 경쟁시대 자기계발 열풍 뜨겁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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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이복근 (61.♡.165.247) | 작성일 | 08-02-19 20:31 | ||
점심시간 쪼개 외국어 스터디 퇴근후 야간대학 학구열 불태워 독서토론 통해 경영제언 도출도 지난 18일자로 20회를 기록한 이수봉 충북대 명예교수의 '울산, 이야기 속으로'는 주 1회 보도에서 월1회 보도로 바뀝니다. '울산, 이야기 속으로'는 오랜만에 접하는 새로운 내용의 정통 향토사로 많은 고정독자들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교수가 고령에도 불구하고 자료수집과 정리 및 글쓰기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인 결과 체력에 한계를 느끼고 있어 월 1회로 보도간격을 늘렸습니다. 독자여러분의 양해를 구하며 계속적인 애정을 당부드립니다. 전국 최고의 부를 창출하고 있는 울산의 공단, 24시간 스팀이 뿜어져 나오고 생산라인이 쉴새없이 돌아가는 울산의 공단 안에는 근로자들이 살아 움직이고 있다. 그들의 손길 하나하나가 전국 최대의 국가산업단지를 춤추게 만들고, 나아가 울산의 도심 깊은 곳까지 부를 출렁이게 하고있다. 푸른 작업복에 안전모로 상징되는 울산의 근로자들, 그들이 일하고 있는 현장에는 그들만의 독특한 기업문화가 만들어지고 있다. 전원생활을 꿈꾸는 근로자들, 멋진 해외 가족여행을 그리는 근로자들, 스릴 넘치는 익스트림 스포츠를 계획하는 근로자들···. 기업의 특성에 따라, 기업의 위치에 따라 근로자들의 문화도 각기 다른 트랜드를 보여준다. 본보는 울산의 저력인 근로자들의 문화를, 각 기업체 현장의 필진을 통해 매달 한 번씩 기획시리즈로 조명한다. 12시40분 SK에너지 사내식당, 점심시간이 끝나가는 무렵 늦은 점심식사를 하기 위해 걸음을 재촉하는 직원들이 있다. 한 손에는 TOEIC 책을 들고 영어 강사와 함께 밝은 웃음으로 사내식당에 들어서는 이들은 바로 SK에너지 생산조정팀 직원들이다. 이들은 점심시간이 시작되는 12시부터 40여분간 외부에서 초빙한 영어강사와 함께 'TOEIC 삼매경'에 빠져든다. 이들에게 점심시간은 밥을 먹는 시간이 아니라 지식을 먹는 시간이다. 점심시간이 줄어 불편하지 않냐는 질문에 생산조정팀의 한 직원은 "매일 조금씩 영어실력이 향상되는 것을 느낄 때 마다 더욱 더 열심히 공부해야겠다는 생각밖에 없다"는 말로 답을 대신했다. 평생직장의 개념이 사라져가는 요즘 울산의 공단 내 어디서나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이지만 SK에너지 구성원들의 자기계발 분위기는 과히 '열풍'이라 부를 만하다. 자기계발 분야 가운데서도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당연히 외국어 학습. 팀 내 직원들끼리 스터디를 만들어 영어, 중국어 등의 공부에 몰두하는가 하면, 외부의 어학원, 인터넷, 전화 등 다양한 방식을 활용하기도 한다. 회사에서 개설한 어학프로그램은 개설과 동시에 정원이 가득 찰 정도로 인기가 높다. SK에너지 관계자는 "회사는 전 구성원의 글로벌리티 제고를 향후 회사 발전을 위한 중요한 과제로 삼고 있다"면서 "이러한 회사 정책에 부응하여 외국어 학습에 매진하는 구성원이 늘어나고 있다"면서 외국어 학습 분위기에 대해 설명했다. 회사에서 개설한 기술·공정교육, CLX Tech-MBA, Global Supervisor 육성제도 등 전문분야의 인기도 넘치고 있다. 외국어뿐만 아니라 자신의 분야에서 최고가 되는 것이 무한경쟁시대를 살아가는 방법이라는 인식이 깔려있기 때문이다. 학구열에 불타는 사람들도 눈에 띈다. 올해로 입사 33년째가 되는 SK에너지 정해조(57) 부장. 그는 33년 전 일반직 사원으로 입사해 지역의 한 대학에서 학사, 석사학위까지 받았다. 그런 그가 지난 연말부터는 정년을 바라보는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한 대학의 사회복지학과에 입학해 정열을 불태우고 있다. 정 부장 외에도 낮에는 직장에서, 그리고 퇴근 후에는 강의실에서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전력투구하고 있는 사람들은 많다. 이 밖에도 최근 들어 SK에너지 울산CLX부문 구성원들 사이에서 새롭게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것이 바로 '독서열풍'이다. 한 마디로 1000년의 역사를 가진 로마를 배우자는 운동이다. 직원들은 매월 1권씩 '로마인 이야기'를 읽고 독후감 또는 경영제언을 독서경영 시스템에 등록한다. 그러면 회사에서는 매달 우수 경영제언을 선정, 포상하고 선정된 제언들은 회사 경영에 적극 반영하고 있다. 단순한 독서에 머물지 않고 직원들이 경영에까지 참여하는 수단이 되고 있는 것이다. SK에너지 Polymer공장 김기천 선임대리는 "처음에는 토론회가 어색하게 느껴졌는데, 이제는 토론회 참석을 위해 책을 좀 더 꼼꼼히 읽고 생각하는 시간을 많이 갖게 되었다"면서 "주변 동료들 중에는 독서삼매경에 빠져 술자리를 줄이거나 좋아하던 당구를 끊은 동료도 있을 정도"라고 설명했다. 이같은 '로마인 이야기'열풍은 지난해 9월 신헌철 부회장의 제안으로 시작되었다. 당시 신 부회장은 15권으로 구성된 '로마인 이야기'를 읽으면서 함께 연구하고 지혜를 공유하자고 제안했고, SK에너지 KM팀에서는 직원들이 의견을 체계적으로 공유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발빠르게 구축했다. 이런 운동을 회사에서는 '독서경영'이라고 이름붙였다. 그 동안 어렵게만 여겨졌던 '지식경영'의 개념(구성원들이 가진 개개인의 지식을 경영에 활용한다)을 쉽게 실천에 옮긴 것이다. 책을 읽다 보면 자연스럽게 지식이 쌓이고, 기업 가치도 올라간다는 간단한 논리다. 그래서인지 이제는 사내 어느 곳에서도 점심시간, 휴식시간 등 틈틈이 짬을 내어 책을 읽는 사람을 쉽게 만나볼 수 있다. 경영제언활동에 열심히 참여하고 있는 한 직원은 "나의 경영제언이 선택되고 경영활동에 반영된다는 것을 알게 된 후부터 보다 적극적으로 책을 읽고 있다"면서 "독서를 통해 쌓인 나의 지식이 회사 발전에 도움이 된다고 하니 뿌듯한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SK에너지는 구성원들이 정확한 지식을 갖게 하고 이를 경영에 활용하기 위해 오래 전부터 지식경영 시스템을 구축해 운영해왔다. 비단 이런 정책적인 배려 때문이 아니더라도 요즘 회사 안에는 무엇이든 읽고 배우려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이전에는 주말만 되면 흥청망청 회식 분위기가 압도적이었지만 요즘에는 무언가를 얻기 위해 퇴근길 회사를 나서는 발걸음들이 분주하다. '배워서 남주나'라는 말이 딱 들어맞는다고나 할까. 평생직장의 개념이 사라진 시대, 무한경쟁의 시대에 개인의 능력은 곧 회사의 능력이니, 회사로서도 마냥 반가운 현상들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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