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에 좋은 청국장, 무조건 섭취는 금물!
작성자 이복근 (211.♡.22.106)
[메디컬투데이  2006-11-27 15:17:37]
 
 
혈전증 예방위해 항응고제를 먹는 사람들에게 청국장은 반드시 피해야 할 음식

[메디컬투데이]흔히 고혈압, 고지혈증 등 성인병 치료를 받는 사람들은 청국장 식품을 ‘아주 좋은 건강식품’으로 여기고 영양제처럼 복용하곤 한다.

각종 심혈관질환의 위험이 높아지는 요즘, 청국장을 이용한 각종 건강식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가루나 환(丸) 형태로 시중에서 인기리에 판매되고 있다.

물론 청국장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발효식품으로, 각종 영양소나 섬유질이 풍부해 변비개선, 다이어트 등은 물론 고혈압, 고지혈증, 당뇨병 등 각종 성인질환의 예방이나 관리에도 좋은 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무엇이든 지나친 것은 모자란 것만 못한 법.

건강을 지키기 위해 매일같이 먹는 청국장 식품이 경우에 따라서는 오히려 건강에 문제를 일으킬 수도 있어 주의를 요하고 있다. 특히, 혈전증을 예방하기 위해 항응고제(제품명: 쿠마딘, 와파린 등)를 먹는 사람들에게 청국장은 반드시 피해야 할 음식 중 하나다.

◇ 실제 환자사례

동맥경화 진단을 받고 이로 인한 합병증인 혈전증(피떡) 예방을 위해 병원에서 항응고제를 처방받아 복용하고 있는 51세 여성 O씨.

O씨는 혈전 예방약을 복용하면서도‘청국장이 피를 맑게 해준다(혈전을 녹여준다)’는 주변의 얘기를 듣고, 약과 함께 청국장을 복용하기 시작했다. 두 가지를 함께 먹으면 더 좋은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에서다.

하지만 O씨의 혈액검사 결과, 혈전이 생길 위험도는 항응고제나 청국장가루를 복용하기 전과 마찬가지로 높게 나타났다. 항응고제와 반대의 성질을 가진 청국장가루의 효과가 서로 부딪혀 아무런 효과를 낼 수 없었던 것이다.

◇ 혈전 예방에 혈전 녹이는 효과까지 있다는 청국장, 경우에 따라서 혈전 발생위험 오히려 커져

청국장의 풍부한 비타민K, 항응고제 약효 방해

혈전증은 동맥경화로 인해 혈액이 혈관 속에서 굳어져 생기는 일종의 피떡, 찌꺼기로 협심증, 심장마비, 뇌졸중의 원인이 되는 심각한 위험 질환이다. 항응고제는 동맥경화, 심근경색, 부정맥, 정?동맥 혈전증, 폐색전증 등을 앓고 있거나 심장판막수술 후 생기기 쉬운 혈전을 예방, 심장마비, 뇌졸중 등 심각한 질환을 사전에 방지하고자 복용하는 약물이다.

청국장이 혈전증을 예방하는 항응고제의 효과를 방해하는 이유는 청국장에 포함된 풍부한 비타민K 때문이다. 지용성비타민인 비타민K는 혈액응고작용을 촉진, 출혈을 막아주는 효과가 있다. 결핍될 경우 각종 출혈성질환이나 골다공증 등 다양한 질환을 유발하는 필수영양소지만 혈액이 뭉치는 것을 예방하는 ‘항응고제’와는 반대의 효과를 보이기도 하는 것이다.

때문에 항응고제를 복용중인 환자는 비타민K가 많이 함유된 식품, 즉, 콩, 녹황색채소, 녹차 등은 가급적 적게 섭취하는 것이 좋다. 특히 청국장의 경우, 다른 식품들에 비해 비타민K 함량이 5~10배 이상 높다. 청국장의 주 발효균이 비타민K2를 합성하기 때문이다. 비타민K는 크게 K1, K2로 나뉘며 K1은 식물에서, K2는 박테리아의 합성에 의해 만들어진다.

뿐만 아니라, 청국장에 포함된 비타민 K2는 운반체인 비타민K1보다 혈중에 머무는 시간이 길다. 시금치, 브로콜리 등 녹색채소에 포함된 비타민K1은 섭취 후 24시간 정도면 사라지지만 청국장의 비타민K2는 5일 이상 체내에 남는다. 항응고제의 효과를 방해하는 시간이 채소류에 함유된 비타민K 보다 5배 이상 긴 것이다.

심장질환 전문 세종병원 황흥곤 박사(심장내과 부장)에 따르면 “혈전증을 예방하거나 치료 목적으로 항응고제를 복용 중인 환자가 청국장, 혹은 청국장 성분의 건강식품을 주기적으로 섭취할 경우 혈액의 항응고 정도를 나타내는 국제 지표, 즉 INR(International Normalized Ratio)이 1.7~2.8에서 1.1~1.5로 저하되는 사례가 흔히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INR은 항응고제를 복용하는 환자의 경우 2~3(또는 2.5~3.5)이 정상치에 해당한다. INR이 2(또는 2.5) 이하인 경우 항응고제의 약효가 부족, 즉, 혈전이 생길 위험이 큼을 나타내고 반대로 3(또는 3.5) 이상인 경우 약효가 과해 출혈 부작용이 생길 위험이 큼을 나타낸다.

◇ 영양제처럼 주기적으로 복용하는 습관이 문제

세종병원 약제팀 황은주 약제과장은 “항응고제를 복용하는 환자들이 비타민K를 섭취할 때, 용량이 100㎍까지는 용량조절이 필요하지 않았으나 150㎍ 이상의 경우 용량 조절이 필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청국장찌게 1인분에 들어가는 청국장의 양은 약 15g(비타민K 환산 시 약 120㎍) 정도다.

즉, 일주일에 한 끼 정도의 식단으로는 항응고제의 효과를 크게 방해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영양제처럼 섭취하는 청국장 관련 건강식품은 문제가 될 수 있다. 청국장 건강식품의 하루 섭취량은, 개인별로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30~60g(비타민K 환산 시 240~480㎍. 800㎍/청국장 100g)이라고 볼 때, 혈액응고방지제 복용 환자들이 정기적으로 섭취하는 청국장은 INR을 저하시키는 충분한 원인이 될 수 있다.

황흥곤 박사는 “오랜 기간 만성질환을 앓아왔거나 약을 복용해오던 사람들은 몸에 좋다는 여러 음식을 함께 복용하는 경우가 많다”며 “이 경우 약물간의 상호작용으로 여러 문제를 일으킬 수 있으므로 반드시 전문가에 의한 투약, 섭취 상담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건강에 좋다고 하는 식품을, 몸 상태나 현재 치료를 위해 섭취하고 있는 약도 파악하지 않고 섭취하는 것은 오히려 다양한 부작용의 위험을 부르는 것과 같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잘 모르고 있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평소 만성질환을 앓고 있거나 복용중이 약이 있다면 먼저 병원을 방문해 전문의와 상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자료: 세종병원 심장내과 황흥곤 부장 / 세종병원 약제팀 황은주 약제과장

메디컬투데이(www.mdtoday.co.kr) 조고은 기자 [eunisea@md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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