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건강정보

나이들수록 혈관 탄력성 떨어져 혈압 상승
60세 이상 성인 50% 투병 … 해마다 증가세
치료시기 놓치면 심각한 합병증 유발 위험
규칙적 운동…금연·금주…'생활요법'권장




사람들은 평소 아무렇지 않게 입버릇처럼 "혈압 오른다"라는 말을 쓰는 경우가 있다. 또 드라마를 보면 건강하던 사람이 갑자기 목 뒤를 부여잡고 쓰러지는 장면이 어색하지 않을 정도로 일상에서 흔히 일어나는 일이다.

이처럼 고혈압은 심각할 경우 한 순간에 사람의 목숨을 앗아갈 수도 있고, 아침에 후두부 통증이나 어지러움 등의 증상이 생길 수 있으나 대부분 초기에는 증상이 없어서 '침묵의 살인자'라고 한다.

중앙병원 내과 전문의 배문섭 박사는 "혈압은 나이가 들면서 상승해 60세 이상 성인의 약 50%에서 고혈압을 가지고 있을 정도로 발병 빈도가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지만 "적절한 치료를 받고 있는 경우가 약 5%정도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 고혈압이란?


혈압이란 피가 혈관을 따라 흐를 때 혈관에 걸리는 압력으로, 심장이 수축할 때의 혈압을 수축기 혈압이라 하고 심장이 이완할 때의 혈압을 확장기 혈압이라 한다.

혈압은 육체적 운동, 정신적 긴장, 커피, 담배 등에 의해 변화할 수도 있고 하루 중에도 혈압의 변동이 있어 항상 일정한 것은 아니다. 또 나이가 들면 동맥경화증으로 인해 혈관의 탄력성이 떨어져 혈압이 상승하게 된다.

고혈압이란 혈압이 정상보다 높은 경우를 말하며, 수축기 혈압이 90~120㎜괁, 이완기 혈압이 60~80㎜괁이면 정상이며, 수축기 혈압이 120~139㎜괁, 이완기 혈압이 80~89㎜괁인 경우 고혈압 전단계라 하며, 수축기 혈압이 140㎜괁이상이거나 이완기 혈압이 90㎜괁 이상인 경우 고혈압이라 한다.

고혈압을 치료하지 않으면 허혈성 심장병, 뇌혈관질환, 신부전증 등의 심한 합병증을 일으킨다.

고혈압을 치료하면 뇌졸중 발생 위험도를 35~40%감소시키고, 심근경색의 발생 위험도를 20~25%감소시키며, 심부전의 발생 위험도도 50%이상 감소시킨다. 그리고 고혈압을 치료하지 않을 경우 더 심한 고혈압으로의 진행이 빨라지므로 조기에 치료하여 정상 혈압을 유지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특히 당뇨병이 있거나 신장질환이 있는 경우, 흡연자, 고지혈증이 있는 경우, 남자 및 폐경기 여자, 심혈관 질환의 가족력이 있는 경우 등에서는 심혈관 질환의 발생이 높으므로 더욱 철저한 혈압조절이 필요하다.

■ 고혈압 치료방법

고혈압의 치료목표는 수축기 혈압을 130㎜괁미만, 이완기 혈압을 85㎜괁미만으로 유지하는 것이다.

병원에서 주로 고혈압 약물을 처방하게 되는데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 가능한 적은 용량으로 시작하여 점차 용량을 올리거나, 한가지 약물로 조절이 되지 않을 때에는 다른 성분의 혈압약을 추가하여 치료한다.

혈압약의 종류에는 이뇨제, 베타차단제, 안지오텐신 II 수용체 차단제, 알파차단제, 혈관확장제 등 여러가지가 있지만 효과에는 큰 차이가 없고 단지 환자의 상태에 따라 적절한 약물을 선택하여 사용한다.

배 박사는 "고혈압이 있어도 치료를 제대로 하지 않는 이유가 특별한 증상이 없기 때문"이라며 "고혈압을 치료하는 목적이 증상을 치료하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 발생할 심각한 합병증을 예방하는 것이라는 것을 꼭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고혈압 예방법

고혈압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생활요법이 중요하다.

고혈압 전단계에서부터 생활요법을 시행하여 고혈압 발생을 예방 할 수 있으며, 중증 고혈압도 생활요법만으로 20~25%에서는 정상 혈압으로 돌아간다.

생활요법의 종류에는 체중조절, 저염식 및 식사조절, 운동, 금연, 절주, 스트레스 해소 등을 들 수 있다. 또 규칙적인 식사와 더불어 염분이 많은 음식이나 기름이 많은 음식은 피하고, 채식위주의 식사를 하도록 한다.

또 규칙적인 운동을 하면 혈압을 떨어뜨릴 뿐 아니라 심폐기능을 좋게 하고, 체중감소 및 고지혈증 개선 등의 많은 이점이 있으므로 적어도 일주일에 3회 이상, 30~50분 정도의 규칙적인 운동을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특히 운동 중에서도 걷기, 달리기, 수영, 줄넘기 등의 유산소 운동이 좋다.

흡연과 하루 맥주 500㎖이상, 소주 2~3잔 이상의 과도한 알코올 섭취는 절대 금물이다.

혈압은 대부분 증상이 없으므로 건강검진에서 우연히 발견하게 되며, 3~6개월 정도 생활요법을 통한 혈압조절을 한 이후에도 혈압이 계속 높게 나오는 경우 약물치료를 시작하게 된다. 한번 약물치료를 하면 대부분 평생 약물치료를 하게 되나, 안정된 혈압이 1년 이상 지속될 경우 약을 점차적으로 줄일 수 있다.

따라서 혈압이 많이 오르기 전에 빨리 진단하여, 치료하는 것이 더 심한 고혈압으로의 진행을 방지하고 합병증을 예방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갑자기 의식을 잃고 쓰러져 응급실을 방문하는 뇌졸중 혹은 갑작스런 가슴통증을 호소하며 급사하는 심근경색증 같은 심각한 병을 앓고 나서 혈압조절의 중요성을 알게 되는건 너무 늦지 않을까.

<도움말=중앙병원 내과 전문의 배문섭 박사>

전상헌기자 honey@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