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주가들의 천국으로 초대합니다
작성자 이복근 (211.♡.22.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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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술박물관 리쿼리움

'한 잔 먹세그려. 또 한 잔 먹세그려. 꽃 꺾어 술잔 세며 한없이 먹세 그려….'

송강 정철 선생은 그의 시조 '권주가(勸酒歌)'에서 술을 마시고 또 마시어 걸쭉하게 취해보자고 노래했다.

우리나라에 세계 최초의 종합술박물관 '리쿼리움(liquorium)'이 있다. 충북 충주시 탄금호 중앙탑 공원에 박용환씨가 세운 것이다. 송강이 살아 있었으면 꽤나 좋아했을 법하다.

리쿼리움을 찾아가는 길은 마치 취객의 기분 같다. 물안개 자욱한 탄금호 탓이다. 충주호와 조정지댐 사이에 있는 탄금호의 끝자락이 리쿼리움까지 이어진다. 푸르다못해 시퍼런 색의 탄금호는 신선이 살고 있을 듯, 또 용이 금방이라도 고개를 내밀 듯 안개를 머금은 것이 신비롭다.

박물관 입구부터 예사롭지 않다. 큰 대형 나팔 두 개를 엎어 둔 듯한 조형물이 곧 대문이다. 스코틀랜드에서 술을 증류하던 기구라고 한다.

리쿼리움은 700여평의 부지에 지하와 지상 1층 전시관, 2층 술문화 체험관으로 이루어져 있는 사설 박물관이다. 와인관, 맥주관, 동양주관, 증류주관 등으로구성돼 있다. 술의 역사와 제조 방법, 그리고 가지각색으로 생긴 술병 등 눈길을 끄는 전시물이 5천여점이나 된다.

지하 1층에 자리한 와인관을 들어서면 냉장고 안에 들어선 듯 '오싹'한 기운이 감돈다. 내부 온도는 10℃ 정도 된다. 전체적으로 어둡다. 와인의 역사, 제조과정, 종류, 다양한 모양의 와인병과 잔, 코르크를 따는 기구, 와인을 마실 때 예의 등 와인을 소재로 한 다양한 정보들이 들어찼다.

오래전 서양에서 와인이 발달했음을 보여주는 전시실 벽면 그림도 볼거리다. 3천500여년전 포도를 수확하고 토기를 이용해서 와인을 생산하던 이집트인들의 모습을 담은 이집트 벽화, 현악기 연주자와 술의 신 바카스를 표현한 A.D. 2∼3세기 로마시대 모자이크 벽화, 몰래 술을 먹는 소년들이 그려진 폼페이 벽화 등 술과 관련된 역사속 장면들이 재미있다. 특히 십자가에 못 박혀 피를 흘리고 있는 예수 주변에 포도송이가 그려진 그림은 다소 의아했지만 기독교에서는 포도나무를 부활의 상징으로, 레드 와인을 예수 그리스도의 피로 여겼다는 사실을 알고 나면 고개가 끄덕여진다.

와인 잔도 다양하게 전시돼 있다. 와인의 종류에 따라 잔의 모양을 달리하는 것이 기본이다. 잔의 입구가 통통해 귀여운 멋을 내는 브랜디잔, 정갈하면서도 단정한 느낌을 주는 레드와인잔, 튤립 꽃봉우리 형상의 화이트와인잔, 길이는 길지만 폭이 좁은 샴페인 잔 등. 어떤 와인을 어떤 잔에 부어 마시는지 맞춰보는 것도 재밌다.

코르크 마개를 따는 기구도 100여가지나 된다. 귀엽게 생긴 소년이 소변을 보는 데 그 소변이 곧 코르크를 따는 마개인가하면 근엄한 표정에 주름까지 세심하게 표현해 둔 얼굴형상도 있다.

이밖에도 소뿔 형상의 철제 압축장비를 갖춘 대형 포도 착즙기, 1월~12월 포도 생산에서부터 와인을 제조하고 보관하는 전과정을 표현한 그림들, 크기는 제각각인 달걀 모양 알코올 측정 비중계 등등 볼거리가 풍성하다.

통나무로 만든 오크통이 나란히 줄지어 있으면 맥주관이 시작된 것이다. 보리, 맥아, 홉, 호프 등 맥주 제조 재료들과 각국의 병, 캔, 피트병 맥주와 맥주잔, 병따개 등을 전시해두고 있다.

버드와이저, 기네스오리지널, 카프리, 칭따오, 삿포로, 하이네켄, 아사히 맥주 등 병모양이 모두 다르다. 47개 병맥주와 23개 캔맥주 중 OB라거, 카스, 하이트 등 한국 맥주도 있다.

손가락에 반지를 세 개나 낀 황제모양 잔, 양볼이 빨간 아줌마잔, 시가를 멋지게 문 신사잔, 같은 서양인이라도 생김을 조금씩 다르게 표현한 얼굴형상잔까지 맥주잔에도 개성이 있다. 한국의 맥주집에서는 찾을 수 없는 것들이라 새롭다.

맥주관을 지나 지상 1층으로 향하면 동양관과 증류관으로 이어진다. 이곳에는 동양 각국과 서양의 특이한 술병을 모아뒀다.

일본 목재물통과 항아리, 베트남, 중국, 필리핀을 포함한 한국의 술병 등 다양하다. 특히 일본 것은 전통복인 기모노를 차려입은 여인 그림이 많고, 한국은 학·난·대나무 등 한국의 전통 문양이 , 중국은 용이 그려진 것이 많다.

또 빈센트 반고흐가 그려진 책 모양의 꼬냑병, 최초로 달에 착륙한 아폴로 13호 닐 암스트롱이 우주복을 입은 모습의 스카치위스키병, 전화기를 발명한 벨의 이름을 딴 전화기 모양의 벨위스키 병, 말에 타고 있는 나폴레옹 모형의 브랜디병, 가수 앨비스 프레슬리 모습을 그대로 본뜬 병 등. 술병도 기념가치가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지상 1층 전시관을 나와 2층으로 올라가면 깔끔하게 차려진 음주체험관이 있다. 와인 한 잔은 무료로 제공한다. 왼편 큰 창으로 탄금호가 한눈에 내려다 보인다. 은은한 음악을 들으며 와인 한잔. 안내원이 금방 마시지 말고 30분가량 두었다가 마시면 달콤하다고 일러준다. 시킨대로 했더니 시컴털털한 포도주가 진짜 달콤해졌다. 분위기는 더 달콤하다.

######어떻게 가나요

자가용 이용시 울산IC→경부고속도로(1번)→구미 지나서 중부내륙고속도로(45번)→북충주IC(24번 나가는 길)→우회전해서 충주가금방향→건설연구원(왼쪽), 태양주유소(오른쪽) 발견하면 계속 직진→입석 삼거리에서 충주·수안보 방면으로 우회전→금천주유소 발견(오른쪽)하면 계속 직진→100곒가량 가면 갈동사거리→사거리에서 가금면 방향으로 좌회전→직진하다 충주쪽 표지판이 나오면 우회전(520번 도로)→300곒정도 가면 중앙탑 공원에 이르고 곧 술박물관이다. 울산에서 총 4시간 가량 걸린다.


######언제 가면 되나요

관람시간 : 매일 오전10시30분~오후5시30분(겨울), 오후 7시(여름). 설날과 추석 전일과 당일만 문을 닫는다. 관람료: 대인 6천원. 소인 4천원.


###함께 보면 좋아요

△중앙탑 공원=탄금호 주변으로 각종 조각들이 군데 군데 뽐내고 있는 넓은 잔디 밭이 중앙탑 공원이다. 산책하기에 좋다. 공원내에는 하늘을 찌를 듯 높이 솟은 중앙탑이 있어 볼거리다. 신라탑 중 유일한 7층 석탑으로 통일신라 때 우리나라의 중앙에 세워져 '중앙탑'으로 이름 지어졌다.

△수안보 온천=충주하면 수안보온천이 유명하다. 박물관으로 오던 길을 되돌아가 입석삼거리에서 수안보 방면 이정표를 따라 자가용으로 20여분 가량가면 수안보하이스파가 있다. 충주시가 건립, (사)수안보온천관광협의회가 운영하는 온천으로 '전국 최고의 수질을 자랑하는 수안보온천'이라는 자랑이 담겨 있는 이름이다. 지하 700곒에서 용출하는 천연온천수라고 한다. 이용시간: 오전 6~오후9시. 요금: 개인 5천원, 어린이 : 2천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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