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의 숨결 느끼며 자연에 풍덩
작성자 이복근 (61.♡.165.145)
밀양 평리마을 녹색체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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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 평리마을 체험프로그램 뗏목타기는 단체 및 가족단위 참가자들에게 가장 인기가 높다.


마을 특산물 대추 순 돋는 5월 '이팝나무 작은 축제' 볼만
장대로 바닥 짚으며 하천 오르내리는 고사천 뗏목체험 인기
메밀묵 만들기 등 산촌 일상 프로그램화 우수 체험마을 선정



밀양시 단장면 고례리 평리마을은 구비구비 흐르는 고사천(姑射川)을 끼고 있다. 밀양댐 수문에서 시작된 물은 이 물길을 따라 밀양까지 이어진다. 이 마을에서 운영하는 산촌체험 중 제일 인기가 많은 '뗏목체험'을 하는 곳이기도 하다.

바위에 묶여있는 뗏목은 왕대를 이어붙이고 밑바닥에 부표를 달아놓았다. 성인 6~7명이 올라탈 수 있는 크기인데, 발을 디딜 때마다 틈새로 물이 쬐어오른다. 이음새에서는 삐걱삐걱 부딪히는 소리도 난다.

뗏목은 고사천을 따라 80여m를 흘러내려간다. 물길 폭은 넓지도 좁지도 않다. 군데군데 바위가 있지만 그다지 위협적이지는 않다.

함께 동승한 평리마을 장창명(40)씨는 긴 장대를 이용해 이리저리 방향 조절을 하면서 "도시에서 살다가 형제들이 살고있는 고향에서 다시 과수농을 시작했다"는 말부터 "아들만 내리 셋을 키우는 중"이고 "마을 뒷산에 황토집을 새로 지었다"고도 한다.

뗏목은 옆사람과 주거니 받거니 이야기를 나누고, 하천 옆 산촌 풍경을 감상하기에 딱 알맞은 속도를 유지한다. 이 마을 특산물인 대추밭이 길게 이어진다. 가지는 아직 앙상하다. 5월 초입은 지나야 푸른 잎이 돋는다. 과실수 중 가장 늦게 순이 돋지만, 그래도 제일 먼저 열매를 맛볼 수 있단다.

유속이 완연히 떨어지는 곳에서 함께 탄 이들에게 장대가 하나씩 주어진다. 나름 풍류를 즐기며 떠내려왔던 물길을 다시 거슬러올라 원점까지 되돌아 가야한다. '행복 끝, 고생 시작'인 셈이다.

장대로 하천 바닥을 콕콕 짚은 뒤 힘껏 밀쳐낸다. 올라가는듯하던 뗏목은 이내 물길을 따라 다시 떠내려온다. 사람들의 체중과 뗏목 무게를 지탱하면서 동시에 물길을 거슬러 오르기가 쉽지않다. 한꺼번에 장대질을 한다고 뗏목이 빨리 나가는 것은 아니다. '차례차례' '쉼없이' 장대질을 해야 '느리지만' '확실한' 효과를 볼수 있다.

"게으른 사람, 혼자 잘난 사람과는 같이 타지않는 것이 좋다"며 뒤늦게 요령(?)을 알려주는 장씨는 "아이들만 탔을 때에는 마을사람이 아예 물속에 들어가 뗏목을 밀면서 올라갈 때도 많다"고 웃는다.

평리마을엔 산촌의 일상이 모두 체험프로그램이다. 별도의 장소를 갖추지 않고 하천변, 돌밭, 과수원, 논밭, 촌집 앞마당 등을 활용한다. 삶의 터전이자 일터에서 각종 체험을 할 수 있도록 고안한 운영시스템으로 이 마을은 경남지역에서는 유일하게 '여름철 우수체험마을'에 선정되기도 했다.

'메밀묵만들기'는 가족단위 체험객들이 좋아한다. 오전내내 묵을 만들면, 점심으로 묵채나 묵밥을 먹을 수 있다. 포실포실하게 빻은 메밀가루를 거름망에 넣은 뒤 물 담은 양동이에서 빨래를 하듯 주무른다. 뽀얀 국물이 끝도없이 나온다. 앙금만 따로모아 센불과 중불에서 졸이는데 아이 키만큼 긴 나무주걱을 쉴새없이 휘저어야한다. 그래야 바닥이 눌지 않는다. 걸쭉하다 싶을 때 나무주걱을 푹 꽂아본다. 아궁이 속 묵이 주걱을 꼿꼿하게 세워주면 완성이다. 묵사발에 조금씩 덜어낸 뒤 굳어질 때까지 기다리기만하면 된다.

이밖에도 메기를 풀어놓은 논 바닥에서 메기를 잡고, 개울에서는 다슬기를 잡는다. 깻잎도 따고, 돌탑도 쌓고, 산나물을 캘 수도 있다. 도로변 이팝나무 가로수가 하얗게 꽃을 피우는 5월이면 해마다 '이팝나무 작은축제'를 열기도 한다.

<사진=평리마을 제공>

홍영진기자 thinpizz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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