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참사 생존자들의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
작성자 울산의사회 (121.♡.247.39)
대형 참사 생존자들의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

                                                                                                            마인드닥터의원 한치호 원장


Q1. 외상후스트레스장애란 어떤 질병인가요?
A1. 이 질환은 극심한 외상성사건을 겪은 후 나타나는 증상들을 말합니다. 역사적 배경을 살펴보면 전쟁에서 군인들에게 나타났는데 고대의 역사가 호머가 쓴 작품에서 있었으니 아주 오래 되었지요. 세익스피어는 그의 작품 ‘헨리4세’에서 이 질환의 대표적인 증상들을 기술했었지요. 우리나라의 아픈 역사인 6.25전쟁에서 combat neurosis 전투신경증으로 불리었고 베트남전에서 미국과 우리나라 참전군인들에서 특히 심하여 사회적 이슈가 되기도 했었으며 걸프전에서도 호흡곤란, 두통, 기억상실증이 많이 보고되었습니다. 전쟁이외에도 극심한 충격은 현대사회에서 점점 더 자주 일어나고 있지요. 1995년의 삼풍백화점 붕괴, 성수대교붕괴, 여러 번의 대형화재사건, 대구지하철화재 등에서 생존자들에게 집요하게 떠오르는 끔직한 기억과 고통들이 지금까지도 계속 되고 있습니다.

Q2. 구체적인 증상들을 말씀해주시죠.
A2. 여러 증상들과 행동들의 집합 증상군입니다.
-사건에 대해 반복적이고 집요하게 떠오르는 회상과 악몽
-마치 그 사건이 지금 일어나고 있고 또 일어날 것 같은 느낌과 불안감
-외상과 관계된 모든 상황이나 활동을 회피하고 외출이나 주요활동에 흥미를 잃음
-불면증, 자꾸 놀라고, 짜증과 화를 잘 내고, 우울 등이 한달이상 계속 될 때 진단할 수 있습니다. 즉, 이 현상은 모두들 잊어버리고 있으나 당사자에게는 그 사건이 매일 경험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Q3. 이러한 대형참사를 겪은 분들에게서만 나타나는 증상인지요, 일상생활 사건에서는 발생되지 않나요?
A3. 전쟁과 사고, 참사에서 나온 개념이기는 하지만 사실은 그 이전부터 많은 이들에게 있어온 문제입니다. 즉, 개인적인 마음의 상처들 때문에도 나타나지요. 20대후반 여성이 불면증과 변덕스런 기분, 자꾸 화가 나고, 대인관계가 힘들다는 문제들로 오셨어요. 우울증이나 성격문제로 진단이 될 수도 있겠으나 사실은 외상후 스트레스장애이더군요. 어릴적부터 아버지의 폭력 때문에 온 가족이 힘들었고 이혼 후 엄마가 떠난 후에는 형제들의 바람막이로서 막내인 이분이 주로 학대를 받았지요. 지금도 그 때의 고통이 악몽으로 나타나고 아버지 나이대의 남자를 피하고 비슷한 성격의 사람들에게 자꾸 화가 나서 까칠한 사람으로 불립니다. 가까운 사람들로부터 성폭행을 당한 후 남자를 사귈 수 없는 여성, 교통사고 후 차를 타지 못하는 분들, 협박사기전화의 고통을 겪은 후 항상 불안해하시는 분, 사랑하는 자식을 사고로 잃게 된 후 마음에 묻고 은둔생활을 하고 있는 어머니들, 정말 우리 주변에는 이 문제로 고통 받는 분들이 너무 많습니다.

Q4. 외상후 스트레스장애는 분명한 원인이 되는 사건이 있겠는데요, 그 사건으로 스트레스장애를 보이는 분도 있겠지만 괜찮은 분도 있지 않겠습니까. 어떤 심리적 차이가 있을까요?
A4. 스트레스장애를 보이는 분들은 불안과 공포가 이분들에게 조건화되어 있지요. 이를 실험사례로 말씀드려보겠습니다. 실험쥐에게 음악을 들려주며 전기충격을 가하게 되면 쥐는 이후에  음악만 들려주어도 전기충격을 받았을 때와 같은 공포신체반응을 보입니다. 우리가 배웠던 조건반응현상입니다. 마찬가지로 이 문제가 있는 분들은 이제는 안전한 현실에서도 그 때의 사건과 연관된 모든 자극에서 공포반응을 보입니다. 조건화된 것이지요. 문제는 너무 많은 상황과 자극들이 그 때의 끔찍한 기억과 감정을 떠올리게 한다는 것이지요. 문제는 또 있습니다. 실험쥐에게 이제는 전기충격을 안주고 음악만 계속 들려주면 쥐가 계속 속지 않고 반응을 보이지 않아요. 즉, 전기충격과 음악이 조건적으로 연결이 끊어진 것이지요. 그런데요, 우리 사람들은 안그렇습니다. 잊어버리면 좋겠는데 오랜 시간이 지나도 두뇌의 기억과 정서를 연결하는 신경이 더 강해지며 외상기억이 촉진하는 상태로 유지됩니다. 그래서 치료가 쉽지 않습니다.

Q5. 치료는 어떻게 합니까?
A5. 외상후 스트레스장애는 이전에 말씀드린 공황장애, 강박증, 사회공포증과 같이 불안장애에 속합니다. 그러므로 이 분들의 불안을 줄여주게 하는 것이 가장 우선입니다. 이분들은 알코올 중독이 흔히 동반되어있어요. 술에 취하면 기억과 정서의 연결이 느슨해진 느낌이 드니까 견딜만한거죠. 또한 술기운을 빌어서 상처로 인한 분노를 폭발적으로 표현합니다. 그러면 또 그 가족이 상처를 받게 되는 악순환이 가정에서 벌어집니다. 그래서 알코올문제도 치료에서 다뤄줘야 합니다. 그리고 해리장애도 동반이 됩니다. 해리라는 현상은 그 고통스런 기억을 잊으려고 애쓰다 보니까 나중에는 기억이 내 마음에서 떨어져 나갑니다. 마치 다른 사람의 일처럼 여기게 되고 심한 경우에는 상처받은 인격이 본래 인격에서 떨어져 나와 한 쪽 구석에 자리 잡아서 한 번씩 튀어나오는 현상이 벌어지죠. 이런 것이 영화에도 자주 등장하는 다중인격장애현상입니다. 또한 정서표현불능증으로서 자신의 감정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는 현상도 있구요. 이처럼 여러 가지 문제들을 모두 고려하여 상담을 진행하면서 치료를 합니다. 피할 수 없는 외상은 우리에게 두 가지 길만을 선택하게 합니다. 시련을 통해서 어떤 의미를 찾아 스스로 삶을 업그레이드시키느냐 아니면 스스로를 마음의 감옥에 가두거나 악순환으로 가느냐 입니다. 부디 꾸준한 치료를 받으시기 부탁드립니다.
다음 시간에는 스트레스문제와 더불어 우리가 피해가기 힘든 중독증 중에서 인터넷중독과 게임중독을 수요일과 금요일 2번에 걸쳐서 말씀드릴 수 있을것같군요.




(※ 본 자료는 2008. 9. 5(금) 17시 37분 CBS 기독교울산방송(100.3 MHZ)의 라디오 프로그램 울산투데이의 "울산광역시의사회와 함께하는 건강소식" 코너에서 방송 된 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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