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신문]전국 의사회 '대정부 투쟁' 깃발 높이 솟아
작성자 울산의사회 (61.♡.101.155)

전국 의사회 '대정부 투쟁' 깃발 높이 솟아

대구·울산·대전시의사회 '비상총회' 동시 개최
"1차의료 말살하는 원격의료 중단" 한 목소리

국민건강을 무시한 정부의 일방적 보건의료정책을 규탄하는 의사들의 함성이 전국 곳곳에서 일제히 울려퍼졌다.

대구광역시의사회와 울산광역시의사회, 대전광역시의사회는 27일 각각 '비상총회'를 열어 정부가 강행 추진하는 원격의료·영리병원 허용 방안의 즉각적인 중단을 촉구했다.

이날 동시다발적으로 열린 비상총회는 대한의사협회 '의료제도 바로세우기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가 전국 시도의사회 산하 시군구의사회별 집회를 개최키로 한 지침에 따른 것이다.

시·군·구합동으로 비상총회를 연 대구·울산·대전시의사회 외에도 전국 16개 의사회 산하 지역 의사회들은 27일을 전후해 각 지역별 상황에 맞게 비상총회를 열어 회원들의 투쟁 의지를 하나로 모았다.

"1차의료 말살하는 원격의료 중단하라"

▲대구광역시의사회는 27일 오후 7시 30분 경북대학교병원 10층 강당에서 비상총회를 열고 "일차의료를 말살하는 원격의료를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의협신문 이정환

■ 대구광역시의사회 비상총회 = 이정환 기자 leejh91@doctorsnews.co.kr

눈발이 휘몰아치는 27일 저녁 시간. 대구광역시의사회원들의 원격의료 반대 목소리는 추운 겨울 날씨 속에서도 추위를 녹일 만큼 우렁찼다.

대구광역시의사회(회장 김종서)는 이날 오후 7시 30분 경북대병원 10층 강당에서 '원격의료 저지를 위한 비상총회'를 개최하고 잘못된 의료제도를 바로 세우기 위해 일치단결된 모습을 보였다.

진료를 마치고 대회장을 찾은 회원들은 빵과 음료수로 저녁식사를 대신하고, '일차의료 말살하는 원격의료 중단하라'는 구호가 적힌 띠를 두르며 상기된 표정으로 총회장으로 들어섰다.

대구시의사회에서 나눠준 유인물을 꼼꼼하게 읽으면서 원격의료가 왜 문제인지 삼삼오오 모여 얘기를 나누던 회원들은 비상총회가 시작되자 조용하지만 엄숙한, 그리고 '잘못된 의료제도를 이번 기회에 반드시 바꾸고야 말겠다'는 의지로 하나가 됐다.

총회에 앞서 김종서 대구시의사회장은 "정부가 일방적으로 입법예고한 원격의료 관련 의료법 개정안은 우리나라 의료체계의 근간을 무너뜨리는 것"이라며 "의사의 양심으로는 도저히 저질의료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드는 정부 정책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인사말을 대신했다.

총회장을 찾은 노환규 대한의사협회장은 "정부는 원격의료와 영리법인 도입으로 의료계의 숨통을 조금씩 조르고 있다"며 "회원들이 원격의료에 무관심해서는 안되며, 무너진 의료제도를 바로 세우기 위해 반드시 투쟁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원격의료가 투쟁의 시작점이라면 건강보험제도를 개선하기 위한 의료계의 요구가 투쟁의 끝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대구시의사회 집행부 임원들은 원격의료의 문제점에 대한 현황 및 경과보고, 관치의료 타파 및 근본적인 보험제도 개혁 등에 대해 자세히 설명을 했다.

집행부들은 각각의 현황보고를 통해 원격의료의 문제점에 대해 조목조목 지적을 했으며, 최근 의협이 보건의료단체 및 시민사회단체와 연대해 원격의료를 막기 위한 노력, 그리고 오는 12월 7일과 12월 15일 예정돼 있는 전국의사대표자대회와 전국의사대회의 중요성을 회원들에게 알렸다.

집행부의 현황보고에 이어 진행된 연대사에서는 시군구의사회장협의회 및 경북의전원 특별분회, 그리고 전공의 대표들이 의협의 투쟁에 힘을 보탰다.

박창순 구군의사회장협의회장은 "정부가 추진하려는 원격의료는 국민건강에 엄청난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원격의료는 오진 가능성을 높이고, 개인정보 유출 위험, 중소 의료기관의 몰락, 국민의 의료비 증가, 그리고 재벌기업의 배 만를 불리는 정책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하고 "거대자본의 개입으로 의료전달체계가 무너지는 것은 절대로 좌시할 수 없다"며 의협의 투쟁에 적극 동참하겠다고 지지했다.

서장수 경북의전원 특별분회장도 "원격의료가 실시되면 동네슈퍼가 붕괴된 것 과 같은 일이 벌어질 것"이라며 "의료계가 대동단결해 의료법 개악을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김양헌 전공의대표(경북대병원) 역시 "국민의 건강을 도외시하고 대기업의 배만 불리게 하는 원격의료는 절대로 받아들일 수 없다"며 투쟁에 적극 참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이날 비상총회에는 영남대의료원장 등 병원 관계자, 전공의들도 다수 참석해 원격의료 법안의 문제점을 공감하고, 오는 12월 15일 예정돼 있는 전국의사대회에 적극 힘을 실어주기로 해 의미를 더했다.

대구시의사회는 잘못된 의료제도를 바로 세우기 위해 ▲의료전달체계를 붕괴시킬 위험성이 높은 원격의료 허용 법안의 전면 폐기 ▲정상적인 의료체계를 확립하기 위한 저수가 현실화 ▲리베이트 쌍벌제, 도가니법 등 의사를 준범법자로 취급하는 악법의 전면 폐기 등을 요구하는 결의문을 채택하고 원격의료 저지에 총력을 쏟기로 했다.


"일치 단결해 의사의 힘을 보여주자"

▲27일 열린 울산광역시의사회 비상총회. 이날 회원들은 "정경유착 원격의료, 국민건강 다죽는다" "1차의료 말살하는, 원격의료 중단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투쟁의지를 다졌다. ⓒ의협신문 고신정

■ 울산광역시의사회 비상총회 = 고신정기자 ksj8855@doctorsnews.co.kr

27일 오후 7시 30분 울산상공회의소에서 '의료제도 바로세우기를 위한 비상총회'를 개최했다.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의 대정부 투쟁을 전폭적으로 지지하며, 앞으로 투쟁 일정에 적극 동참하겠다고 선언했다.

진료를 마친 저녁시간, 비상총회장을 찾은 의사들의 표정과 발걸음은 무거웠다. "더 이상 할 말이 없다" "원격의료가 허용되면 의약분업보다 더 큰 의료왜곡이 시작될 것"이라는 개탄의 목소리가 회의장 곳곳에서 터져나왔다.

백승찬 울산광역시의사회장은 "지금 의료계가 처한 현실이 바깥 날씨 만큼이나 싸늘하다"는 개회사로 비상총회의 시작을 알렸다.

백 회장은 "한국의 의료제도는 미국의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부러워할 정도"라면서 "이 같은 의료제도를 가진 정부가 도대체 왜 해괴망측한 원격의료를 추진, 분란을 만드는 것인지 이해할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세계적인 한국의료가 하루아침에 붕괴될 위기에 처해있다"면서 "박근혜 대통령은 후보시절, 전국의사 가족대회에 참석해 의료인들이 편하게 진료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고 했던 약속을 공수표로 돌리려느냐"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백승찬 울산광역시의사회장

백승찬 회장은 원격의료가 국민 의료접근성 향상에 기여할 것이라는 정부의 주장도 정면 반박했다.

백 회장은 "(원격의료를 시행하고 있는) 호주는 대륙의 크기에 비해 의사 수가 작은 나라"라면서 "우리나라처럼 작은 나라, 게다가 의료공급이 과잉돼 있는 상태에서 대면이 아닌 화상진료를 하자는 주장은 납득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우리의 의견이 청와대나 정부에 잘 전달되지 않는 것 같다"며 "대한민국 의료발전을 위해 일치단결해 의사의 힘을 보여주자"고 강조했다.

이어 연단에 오른 강청희 의협 비대위 간사(의협 총무이사)는 현안보고를 통해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원격의료 및 영리병원 허용계획의 문제점을 꼼꼼히 짚고, 정부의 의료왜곡 시도를 저지하기 위해 강력 대응해 나가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

강청희 비대위 간사는 "원격의료가 허용되면 일부 대형병원과 원격의료 전문의원 또는 마케팅에 많은 돈을 쏟아부은 의원에 환자 편중현상이 벌어지고, 결국 지방의 병원과 동네의원은 몰락해 1차의료의 기반이 약화되고 의료접근성이 낮아지는 결과를 불러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원격의료의 도입은 비단 의사직종의 비극일 뿐 아니라 다른 보건의료인력, 나아가 국민 모두에게도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지적도 덧붙였다.

▲강청희 의협 비대위 간사

강청희 간사는 "원격의료가 허용되면 원격조제도 뒤따를 수밖에 없으며 이는 약국가에 큰 타격이 될 것이다. 또 '간호'의 가치상실과 병원 폐업에 따른 후속타로 간호사들도 일자리를 잃게 될 것"이라며 "결국 보건의료인력의 일자리가 축소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또 "반면 영리를 목적으로 한 진료량의 증가로 국민들의 의료비 부담은 계속 늘어나게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울산시의사회원들은 원격의료와 영리병원의 허용이 심각한 의료왜곡현상을 불러올 것이라는데 공감을 표하고 울산시의사회 명의의 공동성명을 채택, 의협 비대위의 대정부 투쟁에 힘을 싣고 함께 투쟁해 나가겠다고 결의했다.

이들은 성명을 통해 "원격의료가 허용될 경우 기본적인 진료원칙이 무시되어 환자치료의 안정성을 확보할 수 없고, 의료의 질 저하는 물론 궁극적으로 의료전달체계의 붕괴를 초래함으로써 국민에게 오히려 더 큰 피해를 입힐 것이 자명하다"고 비판했다.

이어 "정부는 이제라도 의료계의 진심어린 충정을 이해하고 의료의 본질마저 왜곡하는 실로 어처구니 없는 원격의료 입법화를 즉각 중단하라"고 요구하면서 "잘못된 의료제를 시작부터 바로잡는 것은 우리 의사의 숭고한 의무이다. 시의사회 일동은 의협 비대위의 투쟁에 전폭적인 지지를 보냄은 물론 향후 투쟁에 적극적으로 동참할 것을 결의한다"고 선언했다.

"배수의 진을 치는 심정으로, 원격의료 반대"

▲대전광역시의사회 소속 회원들이 27일 열린 비상총회에서 투쟁 결의를 다지고 있다. ⓒ의협신문 최승원

■ 대전광역시의사회 비상총회 = 최승원기자 choisw@doctorsnews.co.kr

대전광역시의사회도 정부의 원격의료 강행에 맞서기 위한 전 회원 비상총회를 같은 날 개최하고 투쟁의지를 불살랐다. 시니어 회원들은 2000년 의약분업 투쟁을 거론하며, 주니어 회원들은 원격의료는 절대 안된다는 절박함을 나누며 투쟁의지를 다졌다.

의사회는 비상총회 결의문을 통해 "원격의료와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등 의사를 옥죄는 의료악법을 철폐하지 않는다면 의협 비상대책위원회를 중심으로 일치단결해 어떤 고난이 닥쳐올지라도 함께 행동할 것을 결의한다"며 원격의료 반대투쟁에 대한 지지의사를 밝혔다.

황인방 대전시의사회장은 투쟁사를 통해 "원격의료는 의료의 기본틀을 뒤엎자는 위험한 발상으로 의료를 모르는 사람이 어설프게 추진하는 것 같은 생각을 지울 수 없다"며 "15일 개최예정인 의협의 원격의료 반대 집회에 참석해 투쟁의지에 힘을 실어주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황인방 대전광역시의사회장

▲이철호 대전광역시의사회 대의원회 의장

2013.11.28 (의협신문 공동취재)

연대사에 나선 이철호 대전시의사회 의장 역시 "의료계를 옥죄는 각종 의료관련 정책들을 보고 있자니 억울하고 화가 난다"며 "2000년 의약분업 투쟁때처럼 중간에서 물러서지 말고 이번 투쟁에서는 끝까지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원격의료를 강행하는 정부에 대한 대전지역 일반 회원들의 분노어린 목소리도 터져나왔다.

지난 대선에서 박근혜 후보를 지지했다는 A원장(재활의학과)은 "박 대통령이 집권하면 올바른 의료제도가 시행될 것으로 기대했는데 최근 정부의 움직임을 보며 크게 실망했다"며 "지금이라도 의료계의 의견을 경청해 제대로된 의료제도를 시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역시 박 대통령을 지지했다는 B원장(정신과)은 "집권 1년여만에 지지세력이었던 의료계에 고작 준다는 것이 원격의료 허용과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강행이냐"며 "박근혜 정권이 원격의료를 강행할 경우 의료계는 지지입장을 철회하고 정권으로부터 돌아설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특히 대전시의사회 일반 회원들은 원격의료와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강행과 관련해 박근혜정부에 대한 실망감을 드러내며 지지철회 입장을 밝혔다.

이번 원격의료 반대 투쟁을 진두지휘할 의협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나상연 회원은 "의협이 주도하는 이번 투쟁이 회원 모두가 참여하는 투쟁이 될 수 있도록 힘을 모으자"고 호소했다. 유지석 회원은 "회원들이 이번 원격의료 반대투쟁에서 끝을 보겠다는 각오로 투쟁에 임해야 한다"며 투쟁을 앞둔 각오를 밝히기도 했다.

이중화 회원 역시 "이번 투쟁은 각자의 작은 이익을 버리고 의료계의 미래를 위한 큰 이익을 바라보면서 함께 나아가야 한다"며 동참 의지를 밝혔다.

대정부 투쟁을 이끌고 있는 의협에 대한 당부의 말도 이어졌다. 홍승원 전 대전시의사회 의장은 "회원들이 집행부를 신뢰할 수 있도록 투쟁 행보 한걸음 한걸음에 진정성을 담아야 한다"고 말하고 투쟁방식에 대해서도 "회원들의 현실적인 참여가 가능하도록 다양한 투쟁방식을 마련하고 시민들을 한편으로 만들 수 있는 대언론 활동에 만전을 기해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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