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의사] [의약분업 10년 진단] “모든 자료 공개해 냉정하게 평가해야”
작성자 울산의사회 (121.♡.247.1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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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최덕종 전 의쟁투위원장 직무대리


Q. 의약분업 10년을 맞는 소회는?

- 잘못된 의약분업을 저지하기 위해서 동료들과 함께 온몸을 불살랐었다. 그러나 의약분업 투쟁은 미완의 투쟁이었다. 투쟁에 앞장섰던 당사자로서 뼈저린 자책과 회환이 든다.

의료계 현실은 10년 전과 다를 바가 하나도 없다. 의료인들이 사회에 적극 참여하고 정치세력화하기 위해서 노력했다지만 내실이 없었다. 오히려 가지고 있던 것마저 빼앗겼다.

실패의 원인은 패배의식과 무관심, 그리고 전문과별, 직역별 이기주의 때문이다.

Q. 의약분업 투쟁의 의미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 의료계에 대한 배려가 부족한 우리 정치현실에서 경제관료들은 의료재정을 비생산적이고 소모적인 요소로 간주하고 있었다.

의료에 대한 투자를 가능한 억제하려는 정부의 일련의 정책들이 의사들을 투쟁에 나서게 했다.

의료계는 의약분업 투쟁을 통해 국민·시민단체와 의견을 나눌 수 있는 열린 자세가 필요하다는 것과 의료에 대한 새로운 인식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Q. 의약분업 시행 10년을 평가한다면.

- 정부가 의약분업의 시행 목표로 삼았던 것 중에 어느 하나도 실현된 것이 없다.

먼저 의약품 오남용 근절 효과는 미미했다. 의약분업 시행 이후 항생제 사용량이 가파르게 증가했다. 건강보험 재정도 파탄 일보 직전이다. 의약분업을 필두로, 의료계의 희생을 방치한 채 보장성만 강화하는 선심성 정책의 남발이 원인이다. 불필요한 의료비 지출로 인한 국민부담은 가중됐다.

의약분업 시행 이후 3년간 국민이 추가적으로 부담한 비용이 7조 8,837억원에 달한다. 그리고 국민의료비 증가분은 연간 3조 2,184억원에 달한다. 정부가 앞으로도 고비용 저효율 제도를 계속 끌고 갈 경우 국민들의 추가부담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이외에도 약사들의 불법진료행위가 여전히 만연하고 있으며 의료환경의 황폐화로 인해 진료환경이 하향평준화 됐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의약분업은 환자와 의사간의 불신의 골을 더욱 깊게 만들었다.

Q. 의약분업 평가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는데.

- 의사들이 요구하기 전에 위정자들이 먼저 나서서 해야 했다. 복지부와 건보공단, 심평원이 가지고 있는 자료들을 공개하고 경제학자나 사회학자, 보건의료학자들이 객관적인 입장에서 자료를 검토해서 결론을 도출해야 한다.

그리고 제도에 대한 평가와 함께 복지부와 산하 단체들에 대한 평가도 이루어져야 한다. 특히 건보공단의 방만한 운영에 대한 평가를 통한 구조조정이 필요한 시기라고 생각한다.

Q. 의약분업관련 정책 및 제도에 대해 개선할 점은?

- 제일 중요한 것은 정부가 원하는 보장성 강화를 위한 재원을 마련하는 것이다. 정부가 건보재정에 대한 지원금을 확대하든지 국민을 설득해서 보험료를 인상하든지 해야 한다.

그리고 보건의료정책의 왜곡현상을 없애야 한다. 우리나라의 의료정책 및 제도는 그 정책과 제도의 합리적 타당성과 상관없이 정치적 영향력 있는 강한 집단에 이롭게 결정되고 시행되는 특성이 있다. 특히 일방적으로 의사들의 희생을 강요하고 약사들에게만 유리한 보건의료제도 정책들이 많이 시행되어 왔다.

의사들은 정부와 약사들에게 집단적으로 린치를 당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이런 문제를 알면서도 개선하지 않는 정부와 진실을 보도하지 않는 언론들도 반성해야 한다.

Q. 현 단계에서 의료계와 의협이 나아갈 방향은?

- 제일 중요한 것은 회원들의 여론을 파악하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회원들의 뜻을 알기 위해서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회원들을 만나기가 쉽지 않다.

예전처럼 반상회 등에 참여해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하지 않는다. 그 이유 중 하나는 의료정책이 어디로 가든지 생업에 문제가 없어서 무관심한 회원들이 많기 때문이다.

그리고 나머지 이유는 먹고살기 힘든 회원들이 모임에 참석하는 것보다 환자 더 보는 것이 났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어서다. 의협은 이러한 회원들의 심중을 헤아리고 희망을 메시지를 줄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2010/06/29 08:27 이승우 기자 potato73@docdocdo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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