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시론]2010년, 파랑새는 날 수 있을까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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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울산의사회 (211.♡.21.15) | 작성일 | 06-11-21 10:43 | ||
김경승 마더스 병원장 울산알코올상담센터장 최근 보건복지부에서 우리나라의 알코올 문제에 대해 예방에서 치료와 재활에 관한 실로 광범위하고 포괄적인 계획을 발표하였다. 이름하여 '파랑새 2010 플랜'. 중독과 알코올 문제에 천착하고 있는 필자로서는 참으로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우리나라의 음주문제가 너무도 심각하다는 이야기는 벌써 오래 전 부터 있어 왔지만 이 문제에 대한 종합적이고 심층적인 대책이 부재한 가운데 엄청난 고통과 손실들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는 현실이기 때문이다. 2002년 세계보건기구에 의하면 대부분의 국가에서 알코올은 주요 질환과 사고의 원인이 되어 기대여명의 9.2%를 단축시킨다고 보고하고 있다. 술을 마시는 사람과 마시지 않는 사람의 여명이 평균 10% 가까이 차이가 난다고 하니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우리나라의 경우 2001년 보건복지부에서 시행한 정신질환실태조사에 의하면 알코올 의존과 알코올 남용을 합한 알코올 사용장애(중독)의 인구는 전 인구의 6.8%인 221만명으로 추계하고 있다. 이 중 남자가 11.0%인 179만여명이고 여자는 2.6%인 41만여명으로 추산된다. 더욱 놀라운 것은 전체 인구의 3분의1이 적극적인 관리가 필요한 고도위험 음주자라는 사실이다. 고도위험 음주자란 1회 평균 음주량이 남자의 경우 소주 1병 이상, 여자의 경우 소주 5잔 이상을 섭취하는 경우를 말한다. 음주 단일요인으로 인한 사망자는 2001년 약 2만2000명으로 전체 사망자의 약 8.7%를 차지하여 미국의 4.5%, 캐나다의 3%, 독일의 4.5%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다. 음주관련 사고와 범죄 발생률에서는 음주로 인한 교통사고 사망자수가 1990년 379명, 1995년 690명, 2000년 1217명으로 매년 증가하고 있고 2003년에는 음주로 인한 교통사고 발생이 전년에 비해 13.0% 증가하였고 음주로 인한 교통사고 부상자 수는 14.7%, 사망자 수는 22.7%가 증가했다고 한다. 한편 교통사고 특례범의 64.5%, 살인범의 63.2%, 폭력범의 62.9%가 음주상태라고 하니 알코올이 얼마나 인간에게 위험한 물질인가 하는 점을 새삼 일깨운다. 또 알코올로 인한 연간 사회경제적 손실은 2000년도 한 해 동안 의료비 등 직접비용이 9000여억원, 생산성 감소 및 조기사망 등 간접비용이 10조7000여억원, 교통사고, 화재, 재산피해, 행정비용 등이 3조2000억원 등을 포함하여 14조9000억원으로 GDP의 2.86%를 차지하는 실로 천문학적 손실과 재앙을 사회에 초래하고 있는 것이다. 알코올 문제에 접근하는 가장 기본적인 인식은 이것이 인간의 뇌기능에 영향을 미치는 위험한 약물이라고 하는 점이다. 따라서 술에 대해 우리는 이것이 약물이 섞여 있는 음식이라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 실제로 약리학적으로도 알코올은 향정신성 의약품인 벤조디아제핀계 약물과 동일한 작용기전을 가지고 있고 동일한 금단증상을 일으킨다. 향정신성 의약품의 관리에 대해 병원에서는 한 알이라도 재고량과 장부가 일치하지 않으면 소동이 벌어질 만큼 철저히 관리하고 있지만 동일한 작용을 가지고 있는 알코올은 온 나라의 길거리에 널려 있으니 참으로 아이러니한 일이다. 선진국에서 '알코올 문제 정책'이 아니라 '알코올 정책'으로 정책의 방향을 정하고 있는 것도 알코올 자체가 문제라는 인식에서 비롯되는 것이다. 따라서 주류 판매에 대한 면허 및 허가제도 등을 내용으로 하는 알코올의 물리적 가용성을 제한하는 정책이 비용효과가 가장 큰 정책임이 입증되고 있다. 곳곳에 토물로 인한 악취가 코를 찌르고 아스팔트에 엎드려 괴로워하는 동료의 등을 두들기고 있는 모습, 도로 한 복판에 까지 나와 비틀거리며 차를 잡고 있는 도심의 유흥가 주변 새벽 풍경을 맨 정신으로 본 분들이라면 술을 파는 시간과 장소를 제한하고 팔 수 있는 자격을 법으로 정해야 한다는 필자의 생각에 공감하지 않을 수 없으리라. 김경승 마더스 병원장 울산알코올상담센터장 [2006.11.02 22:3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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