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시론]여성 음주가 위태롭다
작성자 울산의사회 (124.♡.151.124)
김경승 정신과 전문의·마더스병원장

-한 잔의 술, 임신에 큰 위험-

최근 소주 광고시장에 '미녀 마케팅'이 불붙었다. 10대 소녀 같은 신선하고 발랄한 '알칼리 걸'과 성숙한 여인의 아름다움을 각각 이미지로 내세운 두 소주가 맞장을 뜨고 있다는데 귀추가 주목된다. 부드러운 이미지의 여성 모델은 소주가 독한 술이라는 이미지를 중화시키는 데 효과가 있어 인기 있는 여성 모델을 통해 남녀 모두에게 친화력과 호감을 높이기 위해서란다. 술은 우리 사회에서 더 이상 남성의 전유물이 아니다. 주량을 물으면 소주 두 병은 우습다는 듯이 말하는 여성들을 쉽게 볼 수 있고 직장에서 마련한 회식 자리에 참석해보면 새벽까지 꿋꿋이 버티는 멤버의 상당수가 젊은 여성들임을 보면서 21세기가 가히 여성의 시대임을 실감한다.

보건복지부가 2005년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놀라운 사실은 30세 이상 성인의 3분의 1이 비만, 고혈압, 당뇨병, 고 콜레스테롤혈증 등 뇌졸중이나 심근경색을 유발할 수 있는 질병을 앓고 있다는 것이다. 건강 위험행태 부분에서는 음주율 증가가 눈에 띄는데 특히 여성 음주의 증가가 두드러진다. 술을 마시는 남성이 72.8%에서 76.4%로 소폭 증가한 반면 여성은 32.1%에서 41.1%로 대폭 증가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한 번의 술자리에서 남성의 경우 소주 7잔 이상, 여성의 경우 5잔 이상을 마시는 고위험 음주자는 남성 40.4%, 여성 8.2% 등으로 나타났다. 한편 같은 기간 남성 흡연율이 65.4%에서 52.3%로 줄어든 데 반해 여성 흡연율은 3.9%에서 5.8%로 오히려 증가했다.

여성의 사회진출이 늘어나면서 술을 마시는 비율이 갈수록 증가하고 음주행태가 변화하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특히 주목할 만한 것은 10대와 20대의 경우 남성보다 여성 음주가 갈수록 증가하고 있는 점이다.

이러한 현상은 울산지역에서도 직접 확인할 수 있었는데, 보건복지부 지정 울산알코올상담센터에서 지난 2003년 울산 지역 청소년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의하면 중학생의 경우 문제음주 청소년이 남학생보다 여학생에서 더 높게 나타나 충격을 던져 준 바 있다.

여성 음주의 위험성은 남성보다 훨씬 짧은 기간에 중독이 될 수 있고, 같은 음주량에도 남성보다 장기 손상이 심하며 자살이나 음주관련 사고, 순환기 질환, 간경화 등에 의해 여성 중독자는 남성 중독자보다 50~100% 사망률이 높다는 사실에 있다. 그 원인은 여성신체의 생리적 특징에서 비롯된다. 여성의 몸은 남성에 비해 체액이 적고 체지방이 많으며 위장에는 알코올 탈수소 효소라고 하는 분해효소가 적어서 동일한 양의 알코올을 섭취해도 남성보다 혈중 알코올 농도가 높아진다. 이러한 생리적 차이로 인해 남성의 경우 소주로 따져서 하루에 한 병, 일주일에 약 3병 이상 섭취할 경우 건강에 해로운 반면, 여성은 그 절반 수준인 하루에 반 병, 일주일에 1병 반 이상 섭취할 경우 건강에 빨간 불이 켜진다.

여성음주의 가장 큰 위험은 임신 초기에는 한 잔의 술이라도 태아의 뇌신경 발달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하는 점이다. 태아에 대한 알코올의 영향은 태아 알코올 증후군이라고 하는 비교적 드문 질환 정도로만 알려져 있다. 심각한 기형을 초래하는 태아 알코올 증후군이 아니라 하더라도 임신 3개월 이전에는 소량의 알코올이라도 출산 후 영유아의 뇌와 행동에 영향을 주는 일이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가임여성들은 임신 초기에 한 잔의 술이라도 안전하지 않다고 하는 사실을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 출산율이 세계에서 가장 낮다고 하는 우리나라에서 그나마 태어나는 아이들이 미세하게라도 뇌기능에 문제가 있어 문제아동이나 문제 청소년으로 성장해 간다면 이는 본인과 가족의 고통일 뿐만 아니라 나라 전체의 문제가 될 것이다. 여성음주의 위험성에 대한 홍보와 예방교육이 절실한 시점이다.


김경승 정신과 전문의·마더스병원장
(※ 본 자료는 경상일보 2006. 7. 4(화)일자 "경상시론"란에 게재 된 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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