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보도기사

울산광역시의사회 회장 전재기


생동성 시험이란 생물학적동등성 시험의 준말이다.
현재 시판 중인 오리지날 약과 동일한 성분으로 제조된 카피(복사)약을 대상으로, 실제 사람에게 투여하였을 경우 두 약물의 생체 이용률에 있어서 통계학적으로 동등한지, 즉 동등한 약효를 나타내는지의 여부를 입증할 목적으로 약물을 투여한 후 시간에 따른 혈중 약물 농도를 측정하는 시험이다.
약효가 같으면 동등성이 인정되어 같은 품질로 인정해주는 검사 방법이다.
수많은 예산과 연구 인력을 투입해서 만든 신약(오리지날 약)은 일정한 특허 기간이 지나면, 모든 제약회사가 복사(카피)약을 만들어 팔수가 있다.
그런데 생동성 시험이 조작되고 엉터리라면 그 복사(카피)약도 당연히 엉터리 약이 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환자가 먹는 약이 이런 엉터리로 만들어 진다면 이건 환자와 국민을 우롱하는 것이 된다.

2006년 3월 식품의약품안전청은 생동성 시험대상 의약품을 확대하겠다고 발표하고, 현재 생동성 시험을 거치지 않고 판매 하던 3,500여 품목을 재평가 하겠다고 발표하였다.
그러나 대한의사협회는 현재 우리나라는 아직까지 제대로 된 생동성 시험 기관이 충분하지 않는 상황이기에 생동성 시험이 졸속으로 이루어 질 수 있다고 우려를 나타낸 적이 있다.
2004년 말 기준으로 생동성을 인정받은 품목은 2,555개였으나 실제 생동성 시험이 이루어진 것은 30%정도인 762개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생동성 시험 없이 위탁생산을 하고 있다.

지난 3월말 식약청은 갑자기 생동성 시험기관 15곳을 전면 실사하겠다고 하였다.
생동성 시험기관의 내부 고발자가 국가청렴위원회에 생동성 시험결과가 조작되고 있다고 고발했기 때문이다. 감사 결과 시험 결과가 조작되었음이 증명되어 엄청난 파장을 일어 키고 있다.
4월말 현재 4곳의 생동성 시험기관에서 10개 품목이 조작 확인 되어 해당 품목의 급여 중단과 생산허가가 취소되었고, 9개 기관 33개 품목이 조작 혐의가 있어서 정밀 조사를 받고 있다.

그러면 왜 이런 열악한 상황에서 보건복지부 식품의약품안전청이 그 많은 품목을 생동성 시험을 하려고 하는가?
그것은 좀 비싸지만 잘 낫고 질 좋은 오리지날 약을 의사가 처방했을 때 약효 관계없이 성분이 비슷하고 가격이 싼 복사(카피)약으로 대체조제 시키려는 의도가 숨어 있기 때문이다.
이와 같이 약효 동등성이 입증되지 않은 상태에서 대체조제와 성분명 처방을 말하는 것은 국민건강상 대단히 위험한 발상이라고 밖에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국민의 건강은 뒷전이고 오직 보험재정과 어떤 특정집단의 이익만 생각하는 식약청의 비양심적인 몇몇 인사들이 만들어 낸 문제라고 생각이 든다.
선진국들이 의약품 생산을 엄격하게 관리하는 이유는 그 약이 질병으로 고통 받고 있는 환자들을 위한 약이기 때문이다.
우리 정부도 이번 사태를 계기로 생동성 시험을 대체조제를 도입하는 수단으로 삼지 말고, 정말 환자를 위하는 마음으로 의약품 생산의 관리와 감독을 철저히 해줄 것을 당부한다.



(※ 본 자료는 경상일보 2006. 5. 2(화) 18면, 울산매일 2006. 5. 8(월)면에 게재 된 건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