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울·경 의사회가 30일 저녁 해운대 구남로광장에서 정부의 2000명 의대 증원에 반발하며 대규모 촛불집회를 가졌다.
거리로 나온 의사들은 이날 “코드블루, 죽어가는 한국의료를 살려야 한다”며 “일방적 의대정원 증원과 엉터리 정책들을 결사 반대하고 원점 재논의할 것을 강력히 요구하며, 교수, 전공의, 봉직의, 개원의 등 모든 직역의 의사들이 하나의 뜻임을 재확인하고 의협을 중심으로 끝까지 투쟁할 것을 결의한다”고 밝혔다. 또한 “미래 의료의 주역인 전공의 젊은 의사들과 의대생들의 의견을 전적으로 존중하며 함께 할 것을 재확인한다”고 선언했다.
김민관 경남도의사회 회장은 연대사를 통해 “중증질환을 치료하고 계시는 국민 여러분들께서 여러모로 불편을 겪고 계시는 것에 대해 진심으로 유감을 표한다”며 “오늘 드디어 내년도 대학입시요강이 발표됐다. 백척간두에 서있던 대한민국 의료현실은 드디어 오늘 낭떠러지로 떨어지고 말았다. 오늘 이후로 발생하는 모든 의료현장 파국의 책임은 정부에게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전공의들도 환자 곁으로 돌아가고 싶다. 의대생들도 교실로 돌아가고 싶다. 하지만 이렇게는 돌아갈 수 없다. 정부가 먼저 진정한 사과를 하고 의대정원의 증원이 필요한지, 대한민국 필수의료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과연 어떤 것부터 해결해야 하는지를 원점에서 재검토 하는 길만이 어린 후배들의 상처받은 마음을 달래고 그들을 다시 돌아올 수 있도록 만들수 있다”며 “협박으로는 전공의들을 돌아올 수 있도록 할 수 없다. 정부가 먼저 사과하고 의대정원 증원을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부울경의사회는 결의문을 통해 “대한민국 의료는 원가의 80프로에도 못 미치는 의료비용 지급이라는 엉터리 건강보험 수가에도 불구하고 의사들의 희생을 전제로 유지돼 왔다”고 운을 뗐다.
이어 “전 세계적 보건 재앙이었던 코로나 사태에도 대한민국 의료는 사망률 최저를 기록하며 세계 언론의 찬사를 받았다. 그러나 잘못 설계된 기초 위에 세워진 의료시스템은 결국 붕괴할 것이기에 우리 의사들은 건강보험 수가의 정상화를 끝없이 요구해 왔다”고 밝혔다.
또한 “의사들에게 무차별적인 민형사상의 책임을 강제해 필수의료를 약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했기에 이에 대한 시정을 요구해 왔다. 그러나 2024년 2월 윤석열 정부는 이러한 현실은 철저히 외면하고 의대 정원 증원을 포함한 엉터리 정책 들을 필수 의료 살리기로 포장해 발표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2000명 의대 정원 증원의 과학적 근거가 없고 오히려 대한민국 의료의 붕괴를 초래할 것이 자명하기 때문에 당연히 우리 의료계는 하나의 뜻으로 반대했다”며 “그러나 윤석열 정부는 반대하는 의사들을 밥그릇 지키기에 골몰하는 개혁 대상으로 선전하며 국민들과 의사들을 갈라치기했고 이에 우리 의사들은 코로나의 영웅에서 국민 욕받이로 전락하고 말았다. 이에 전공의 젊은 의사들이 각자의 자유 의사로 근무하던 병원에서 사직했고 의대생들은 휴학을 결정해 강의실을 나오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성토했다.
이들은 “전공의 젊은 의사들과 의대생이 각자의 일터와 강의실을 떠난지 3개월이 흘렀음에도 윤석열 정부는 아랑곳없이 의대정원 정책을 일방 추진해 급기야 5월24일 대교협에서 내년 의대 정원을 1509명 증원하는 내용의 2025년 대학입학전형을 확정 발표하는 상황까지 오고야 말았다. 윤석열 정부는 의대정원 증원은 돌이킬 수 없다며 의료계에 백기투항을 요구하고 나섰다”고 했다.
이들은 끝으로 “대한민국 의료가 윤석열 정부로 말미암아 사망 직전의 상황이 되었다. 코드블루! 대한민국의 모든 의사들이 각자의 업무를 멈추고 대한민국 의료를 살리기 위해 심폐소생술에 들어가야 한다”며 “대한민국의 의료는 우리의 손으로 살려내야 한다. 그래서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지켜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촛불집회 행사는 개회사에 이어 김태진 부산의사회 회장의 대회사, 김양국 울산의사회장과 김민관 경남의사회 회장의 연대사, 구호제창(임명국 울산시의사회 부의장), 그리고 자유발언(오세욱 부산의대 교수협의회 회장, 김재연 삼성창원병원 전공의, 허 동 인제대 부산백병원 전공의), 구호제창(박경범 경남의사회부회장), 국민발언대(환자 보호자가 대통령께 드리는 호소 영상), 퍼포먼스(대한민국 의료 심폐소생, 촛불점화, 노래 공연), 구호제창(김보석 부산의사회 부회장), 폐회 순으로 진행됐다.
부·울·경 의사회 해운대 구남로광장 촛불집회.
부·울·경 의사회 해운대 구남로광장 촛불집회.
부·울·경 의사회 해운대 구남로광장 촛불집회.
2024. 5. 31
이은수 기자
출처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http://www.gnnews.co.kr)